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핵 활동 중단 시한(지난 21일)을 넘긴 이후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움츠리기는커녕 핵개발 강행 의사를 연일 재확인함으로써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날 마누셰르 모하마디 이란 외무차관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쟁을 하게 되는 상황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이란 주변은 물론 전 세계를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물론 모하마디 차관이 내각의 중요인물이 아닌 만큼 이를 즉각적인 전쟁 경고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페르시아 만 주변에서의 미 해군의 동태가 심상찮은 것을 감안할 때 이란 정부에서도 전쟁이 직접적으로 언급된 것은 언제라도 격돌양상으로 번질 수 있을만큼 고조된 양국 간 긴장도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모하마디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 핵 문제와 관련) 두 번째 제재결의안을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이란은 대응하지 않고 핵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 국영방송은 이날 로켓을 성공적으로 우주 궤도에 쏘아 올렸다고 보도해 이란의 우주 로켓 역시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란이 사실상 미국이나 유럽 대륙까지 미치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는 발표임과 동시에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탄도 미사일 및 군사위성 개발 등 우주무기 개발 경쟁에 이란도 뛰어들겠다는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에 <BBC>는 "이란이 유효 사거리가 더욱 길어진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섰음을 의미한다"며 "국제적인 또 하나의 거대한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 유엔 차원 고강도 이란 제재 요구
이처럼 이란이 유엔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무시한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진행 중인 핵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뜻마저 보이자, 미국은 전방위 이란 압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이날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 등 6개국 유엔대사들은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논의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서 회동을 가졌다. 회동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외여행 금지와 무기 금수, 수출신용 정지 등 고강도 제재 조치를 내려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호주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던 딕 체니 부통령이 돌연 중동의 오만을 방문한 것은 이란에 대한 또 다른 압박으로 여겨진다.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오만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5분의 2 정도를 맡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 이란과 함께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수십 년 간 조용히 미국의 군사적 동맹 역할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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