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2.13합의에 따라 설치되는 비핵화 실무그룹에서 초기이행조치 60일 안에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전모를 파악하는 논의를 할 것이며 여기에는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문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 13일 A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 첫 단계, 즉 앞으로 60일 사이에 북한의 핵프로그램 리스트를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의 HEU 프로그램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철저히 추궁할"이라고 말했다고 미 국무부가 21이 전했다.
이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존재 여부가 또다시 논란이 되면서 미국 역시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할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현재는 부인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북한도 우리와 함께 이 문제를 서로 만족할 수 있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우리는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로부터 약 20기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고, 원심분리기 부품인 알루미늄관 수천 개를 북한이 구입하길 원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증거를 가지고 북한이 대규모 HEU 핵개발 시설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힐 "대북 에너지 지원 참여할 것"
힐 차관보는 2.13합의가 가능했던 배경에 대해 "북한이 전례없이 고립된" 것과 "우리 역시 티업(tee up, 준비가 된)한 것"을 들고 '티업'의 사례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다른 나라들과 함께 전반적인 접근법을 만들어내기 위해 정말 열심히 했고, 나에게도 어느 정도 재량권을 준 것"을 예시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이 '외교'로의 전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2년 전 라이스 장관이 주한대사이던 자신을 동아태 차관보로 불러들이면서 "외교관을 찾고 있다"며 외교를 강조했다고 설명하고 "라이스 장관의 이러한 입장은 그동안 흔들림이 없었으며, 어제 시작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대북 "연료용 기름 지원에 참여할 것"이나 한국, 중국, 러시아와 함께 하고 일본도 "그들의 관심사가 충족되고 나면 합류할 것"이라는 점 등이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의 대북 중유제공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 관계정상화 용의를 밝히면서 "핵무기를 가진 나라와는 관계정상화가 없을 것"이라고 거듭 못 박았다.
라이스 "북한, 진전 신호 있었다"
한편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 미국이 2.13합의에 앞서 북한에 대해 포용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북한이 (핵협상을) 진전시킬 태세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과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서 북한과는 왜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외교란 그저 대화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어떤 믿음의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은 지금까지 진전시킬 태세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북한에 대해선 6자회담의 틀에서 북한이 해야 할 일이 뭔지 공동 메시지를 보내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고, 사실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이란에 요구한 내용을 기반으로 이란과 대좌할 수 있다면,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꽤 분명해질 것이고, 시리아가 국제 및 중동상황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취한다면, 시리아와의 대좌에 결실이 있을 것이라는 게 꽤 분명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북한과의 대좌 시점은 그런 점에서 꽤 분명했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