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10시경 라말라 중심지에 도착했을 때도 총성은 계속되었다. 필자는 잔뜩 겁을 먹고 인근 가게로 뛰어들었다. 만나기로 약속한 팔레스타인 친구 칼리드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이곳으로 와달라고 했다. 그날 라말라에서 살해당한 팔레스타인 경찰들의 시신 두 구가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모스크로 운반되는 중이라고 했다. 총성은 이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모스크에서 예배를 드린 후 거리에서 장례식이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거리 장례식은 치러지지 않았다. 너무나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취소되었다고 한다.
장례식 대신 12시부터 라말라 중심가에서 내전 중지를 요구하는 첫 번째 금요기도회가 열렸다. '1948년 전쟁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부상당한 사람들의 모임'이 주도하는 기도회였다.
첫 번째 연사로 나온 지브릴 레잡은 그의 라말라 사무실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경찰들이 살해됐다면서, 현재 파타와 하마스 간의 내전은 이스라엘의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기도회에 모인 300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은 이에 답해 휘파람을 불고, 소리를 지르며 박수를 쳤다. 레잡은 헤브론 출신의 파타 소속 전국구 의원이며 그의 형제도 헤브론 지역구에서 당선된 하마스 소속 의원이다. 두 번째 연사였던 타이시르 타미미 이슬람 최고 법정 최고 판사는 내전을 즉시 중지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 거리에서 만난 노인 아흐마드는 1948년 전쟁 중에 왼쪽 팔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내전이 미국의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한반도에서 남과 북을 나누었고, 레바논에서, 이라크에서,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 내전을 조장하는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며 "세계 어느 곳에서나 통합된 지역을 분할 통치하려는 미국의 행위는 같다"고 말했다. 이것은 아흐마드만의 생각은 아니다. 거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들은 파타와 하마스의 내전이 미국과 이스라엘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았다.
3일 아침에는 제닌에 가볼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전 10시 현재 서안지구 전역이 총파업 중이라 이동 수단이 없어서 서안 내부 도시간의 이동이 불가능했다. 오직 예루살렘과 라말라의 통행만이 가능했다. 총파업은 파타와 하마스 내전 중지를 요구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하마스도 파타와 마찬가지로 권력을 장악한 후 팔레스타인 민족의 대의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이익과 권력 유지에만 몰두한다고 비난한다.
동예루살렘에 살고 있는 자흐라라는 친구는 파타와 하마스의 분쟁으로 불타고 있는 가자의 이슬람대학 건물을 보여주면서 "파타와 하마스를 죽이러 가자로 가자!"고 농담처럼 말했다. 다우드라는 친구는 팔레스타인 내전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한다며 한숨만 지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레바논에서 1974년 이후 20년간 벌어졌던 내전이, 또는 알제리에서 이슬람주의 정당인 이슬람 구국전선이 선거에서 승리한 1990년 이후 거의 15년 가까이 지속된 알제리 내전이 팔레스타인에서 재현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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