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간 재도전 저울질케 한 '석패'의 기억
케리 의원은 이날 상원연설에서 전날 부시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을 반박하던 말미에 "'한 번 더 해 보자'는 말에 거의 유혹될 뻔 했으나 대통령 선거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케리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전하며 "2004년 대선의 '씁쓸한 기억'이 케리 의원으로 하여금 최근까지 꾸준히 재도전을 저울질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당시 출구조사 결과는 케리 의원의 승리를 전망했고 참모진들은 아예 케리 의원을 "대통령 각하"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는 이와 달랐고 마지막 승부처였던 오하이오 주에서 2% 내외의 표차로 아쉽게 백악관 입성을 꿈을 접어야 했지만 그 아쉬움과 허망함은 지난 2년간 케리 의원을 재도전의 유혹에 붙들어 맸다는 것이다.
이런 케리 의원을 포기하게 만든 것은 민주당 내부의 벽이었다.
당 내에는 2004년엔 이미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하향세를 타고 있었음에도 민주당이 이기지 못한 책임을 케리 의원의 자질 문제로 돌리는 분위기가 강했다.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힐러리, 오바마 두 선발주자들의 인기를 뛰어 넘기도 힘들어 보였다. 지난 22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 방송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힐러리 의원은 41%, 오바마 의원은 17%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케리 의원의 지지율은 8%에 불과했다.
이에 케리 의원의 한 측근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케리 의원은 당내 자신의 입지를 진지하게 판단한 후 불출마 결심을 굳힌 듯하다"고 말했다. 2004년 대선 캠페인을 함께 했던 참모진들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다고 한다.
케리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향후 2년간 일어날 일 들이 다음 정권을 재생 불가능한 모습으로 일그러뜨릴 수도 있다"며 "어떤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지 나는 분열된 나라를, 또 베트남전처럼 끝날 정책을 물려주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선출마 대신 상원 5선 도전을 선택했다. 케리 의원은 향후 정치일정과 관련해 "상원 다수당의 일원으로 역할을 다 하는 데 에너지를 쏟고 전쟁을 끝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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