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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의 목적은 결국 '충격과 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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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의 목적은 결국 '충격과 석유'"

<인디펜던트> "美 정치자금 큰 손, 재건사업 거액 수주"

이라크 재건사업 특혜수주 의혹으로 얼룩진 다국적 컨설팅업체 베어링포인트가 수십만 달러의 자금을 공화당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라크 침공 후 '로비 비용' 다섯 배나 급증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14일 베어링포인트가 공화당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제공하느라 회계장부를 엉망으로 꾸몄다는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베어링포인트는 세계적 회계법인 KPMG의 자회사인 KPMG 컨설팅이 2003년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를 앞두고 분사돼 이름을 바꾼 컨설팅 업체다.
  
  미국 내 정치자금 흐름을 주로 감시해 온 시민단체 '책임정치센터(CRP)'에 따르면 베어링포인트는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부시 현 대통령 캠프에 11만7000달러를 제공했고 이는 이라크 재건사업을 수주한 어떤 업체들이 제공한 자금보다 큰 규모라는 것이다.
  
  그 사이 2년마다 한 번씩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직원 명의로 공화당에 제공된 정치자금의 규모도 2004년 6만 달러에서 2006년에는 12만 달러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총 '로비 비용'을 따지면 지출이 가장 컸던 2003년과 2005년에는 그 액수가 각각 1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라크 전쟁 발발 전 로비 비용의 규모가 2000만 달러 정도였던 것과 비교했을 때 최대 다섯 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비밀리에 정치권으로 혹은 다른 '로비처'로 흘러들어간 돈은 고스란히 경영실적에 흠집을 냈다. 베어링포인트는 2005년 3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전체 회계상으로는 7억 달러가 넘는 손실이 기록됐다.
  
  이런 사실도 3월로 정해진 제출기한보다 9개월이나 늦은 지난해 12월에 제출된 회계보고서에 의해 파악된 것이다. 이같은 내역을 숨겨 오던 회사는 급기야 채권자들과 주주들이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하자 겨우 회계보고서를 제출한 데에 따른 것이다.
  
  주가도 2001년 상장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현재 뉴욕증시에서 아예 퇴출될 위기에까지 몰린 상황이다.
  
  계약 수주기간과 로비비용 급증기간이 겹쳐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에 막대한 정치자금을 제공한 베어링포인트는 이라크 재건사업으로 총 2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직후부터 이라크 전후 복구를 주도해 온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맺은 계약이 현재까지 유지된 것이다.
  
  이 계약에 따라 베어링포인트는 이라크를 미국식 시장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무역, 투자 등과 관련된 법률과 규제, 제도를 조사하고, 이라크 정부는 물론 정부 산하기관, 금융시스템 등에 대한 정책시스템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아 왔다.
  
  베어링포인트는 특히 조만간 이라크 의회에 상정될 새로운 석유관련법안에 깊이 관여해 왔다. 이 법은 신규 석유기반시설 투자에 대한 대가로 서구의 석유회사들에게 유전 개발에 따른 상당한 이익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인디펜던트>는 베어링포인트의 자문으로 입법 초읽기에 들어간 이 법안이 BP나 쉘, 엑손, 쉐브론 등과 같은 미국 메이저 정유회사들에게 이라크 석유 시추권을 30년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급진적인 내용'이며 이라크의 협상력이 최저인 불리한 시점에 이라크 정부가 이 법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이라크 전쟁의 목적이 석유의 안정적 확보에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베어링포인트가 미국국제개발처와 계약을 맺은 과정 또한 의혹투성이다. 형식적으로는 경쟁입찰을 거쳤지만, 입찰 조건 작성에 베어링포인트 관계자가 포함돼 있었으며, 베어링포인트는 계약을 수주하기도 전에 이라크에 직원들을 파견한 것이다.
  
  이에 <인디펜던트>는 베어링포인트가 민간 부문 영업 실적이 부진에 빠지면서 갈수록 미국 정부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지적하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재건사업 계약을 수주한 시기와 미국 의회에 대한 로비 비용이 급증한 기간이 일치하는 것도 우연의 일치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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