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대치가 좀처럼 매듭지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학법 논란에 휘말려 2007년도 예산안을 비롯한 법안 처리도 지연되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교착정국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열었으나 모두 발언에서부터 마주앉아 공방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김한길- 김형오, 마주 앉아 사학법 공방전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독교 종단 지도자들이 국회를 찾아와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한 일을 상기시키며 "잘못 개정된 사학법이 제대로 재개정돼 사학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회기 내에 사학법 재개정이 이뤄져 생산적인 국회로 마감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모든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며 일전의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한길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전국의 학교운영위원회가 사학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고 전 국민 여론조사를 봐도 사학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금의 사학법이 고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는다"고 반박했다.
김한길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2007년도 나라살림을 결정하는 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지금도 한나라당이 다른 법안과 예산안을 연계하겠다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예산안을 먼저 통과시키는 것이 옳은 순서"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김형오 대표는 "일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사학법 재개정을 미루는 국회가 돼서야 되겠느냐"며 "재개정 된지 1년이 지난 이 시점까지 국민의 목소리 외면하는 국회가 되서는 곤란하다"고 재반박했다.
이에 김한길 대표는 "한나라당은 왜 자꾸 사학법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사학법도 중요하나 사법개혁의 대표 격인 로스쿨법도 대단히 중요하다. 같이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2007년도 나라살림인 예산안 처리를 왜 외면하고 있는지 한나라당의 태도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김형오 대표는 "예산안은 지금 심의 중에 있기 때문에 곧 한나라당의 입장은 분명히 밝힐 것"이라며 "로스쿨법도 사학법과 같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라고 답했다.
예산안 처리는 한나라당 빼고…사학법은?
이날 회담은 '마지막까지 한나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 쌓기의 의미가 크다. 우리당은 잠정적으로 한나라당을 배제하고 비교섭 야3당의 협조로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도 사학법 대치정국 속에 우리당은 비교섭 야3당의 도움을 얻어 예산안을 가까스로 처리했다.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도 선병렬 의원은 "매년 예산안 처리가 이렇게 늦어지는 것은 청산해야 할 관행"이라며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야3당이 협조해서 하루라도 빨리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산안은 한나라당을 배제하고 연내에 통과되더라도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여야 간의 대치는 해를 넘겨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사법개혁관련법 등 여타 법안과 사학법 재개정을 연계시킬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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