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15일 "부시 행정부는 일방주의적(one-sided) 대북정책에서 한 걸음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내정자는 이날 서울 타워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통 2006 영어권 차세대포럼'에서 "미국은 과거 공산주의 베트남을 변화시켰던 것과 같은 진지한 협상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북한이 우려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판단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가끔은 미국이 왜 북한이 그토록 원하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주저하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7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기 전인 6월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부시 대통령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북한과 직접대화를 해 보라고 요청한 점에서 양자대화는 북핵문제를 풀어가는 데 매우 필요한 조치"라고 북미 양자협상을 강조했다.
지난 1일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뒤 언론접촉을 피해 온 이 내정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어 강연을 하기가 꺼려지지만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자격으로 하겠다"며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미국과 북한에 '당부'
이 내정자는 이어 북핵문제와 동북아 문제에 있어 미국 정부가 취해야 할 원칙 세 가지를 제시하며 "대화와 외교적인 방법의 접근"을 강조했다.
첫번째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일괄타결에 의한 포괄적인 해법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
그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원조, 그리고 북미 관계정상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이루자"는 것이었고, 세번째 원칙은 북한의 핵포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는 모든 참여국들이 9.19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원칙을 충실히 이행하기만 하면 해결할 수 있다"며 "부시 정부도 북한의 체제붕괴를 유도하는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더라도 과거 클린턴 정부처럼 유화적 자세를 보일지는 미지수이므로 앞으로 2년을 은둔하면서 보내기보다는 대타협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내정자는 한미관계에 대해 "긴밀한 공조체제는 유지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의 마지노선은 분명히 있어야 하고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아주 중요하고 미래에도 유지돼야 하지만 한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악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탈냉전 시대에 맞는, 변화된 한미관계가 냉전시대의 한미동맹을 대체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서로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도 불편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