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이라크는 지금 피난中"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이라크는 지금 피난中"

'新 엑소더스'… 전쟁 이후 160만명 출국

"이라크 인구 2600만 명 중 160만 명이 전쟁을 피해 나라를 떠났고 150만 명이 타향살이를 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3일 미국의 침공으로 기반시설이 초토화된 이후 종파 간 분쟁까지 겹치면서 살 곳을 잃고 난민이 된 이라크 인들이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다고 전하며 이를 '출애굽(Exodus)'에 비유했다.
  
  전쟁 피해 요르단으로, 시리아로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집계에 따르면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에 거주하고 있는 이라크 난민의 수가 50만을 넘어섰다. 요르단보다 더 먼 시리아에도 벌써 이라크인 45만 명이 피난을 가 있고 현재도 매달 4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1940년대 이스라엘에서 추방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을 떠나 시리아, 레바논 등으로 이동한 이래 이처럼 오랜 기간 동안 이렇게 긴 난민 행렬이 지속된 예가 없는 것이다.
  
  이라크인들이 피난길에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의 공포 때문이다. 지난 2월 시아파 마을인 사마라에 대규모 공습이 있은 후 이라크 난민이 급격히 늘었는데 이들 중에서는 이미 공습으로 생활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있었지만 언제 자신들이 공습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향을 떠나는 예도 수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앙정부의 장악력이 약해 이라크 내 치안이 확보되지 못하고 토착 관료들의 전횡마저 심해지자 부자들도 난민 행렬에 합류했다.
  
  이라크를 떠나 시리아에 자리 잡은 한 정치 지도자는 "내가 바그다드에 살았다면 경호원이 다섯은 더 필요했을 것"이라고 혀를 찼고, 바그다드 내 부촌에 살다가 요르단으로 피난을 간 한 골동품상은 "어느 날 가게에 경찰이 들이닥치더니 골동품을 밀매했다는 누명을 씌우며 5000달러를 요구했다. 나는 돈을 준 뒤 곧바로 가게 문을 닫고 내 동생과 함께 고향을 떠났고 이후 한 번도 돌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에서도 바그다드 떠나 아르빌로
  
  이라크 내에서도 종파 간 분쟁이 치열한 바그다드에서 자체 치안이 보장된 쿠르드 자치지역인 아르빌로, 미국의 공격 위협에 노출돼 있는 시아파 지역에서 수니파 지역으로 난민이 몰리는 흐름이 뚜렷하게 관측됐다.
  
  최근 시아파 지역에서는 제빵사들이 표적이 되는 경우가 빈발했고 그래서 등 뒤에 칼라슈니코프(러시아 소총 AK-47의 통칭)을 숨겨두고 빵을 파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전언이다. 이에 시아파 지역에서 빵을 사기가 힘들어지자 수니파 지역으로 이사하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한다.
  
  바그다드는 12개 도시로 쪼개져 있고 각 도시는 저마다 민병대를 갖고 있다. 이슬람 종파대로 도시가 분할되자 바그다드 내에 모여 살던 소수 기독교인들은 바그다드 교회를 닫고 비싼 집세를 무릅 쓰고 아르빌로 옮겨 갔다.
  
  피난을 간다고 해서 고달픈 생활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고향을 떠나온 난민들은 일정한 직업 없이 배급에 의존해 사는 경우가 태반일 뿐 아니라 피난을 간 지역도 암살, 납치가 횡행하는 무법상태이기는 매일반이기 쉬워 안정된 생활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