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서 가장 큰 대학인 알 나자 공립대학 정치학과의 사타르 카셈 교수는 19일 <프레시안>에 보내온 기고를 통해 이처럼 아시아가 핵무장에 나서고 있는 현실을 각성시키며 그 역사적 연원을 지적했다.
중국, 인도, 아랍, 페르시아 등 위대한 고대 문명의 후예들이 모두 아시아에 집결해 있다 보니 그 과거의 영예를 현재에도 되살려 보겠다는 욕망으로 군사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 카셈 교수의 진단이었다.
카셈 교수는 또 과거 전쟁의 상처로 서로 얽히고설켜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상호 신뢰를 잃고 현재까지도 과도한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핵무장에 나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카셈 교수가 보내온 원고를 전문 번역한 것이다.
<핵으로 무장한 아시아(Nuclear Asia)>
전 세계에서 핵을 가진 국가는 모두 9개, 이 중 4개국이 아시아(중국, 북한, 파키스탄, 인도)에 위치하고 있다. 이 외에 러시아도 절반쯤은 아시아 국가라고 할 수 있고 이스라엘도 지리상으로는 아시아권에 들어간다. 게다가 앞으로 핵클럽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거론되는 이란, 일본 등도 모두 아시아권 국가들이다.
아시아가 어쩌다 핵 확산의 주범이 되고 말았을까. 정확한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지만 아시아권 국가들의 일반적인 경향에서 한 가닥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다.
아시아의 많은 나라 국민들이 자신들을 뛰어난 문명의 후예로서 인류 문명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기에 언젠가는 선조들의 영광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인들이나 이슬람국가 국민들의 상당수가 자신들의 선조를 너무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통에 오히려 자신들의 현재 처지를 부정하는 경향마저 보이는 것이다.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는 첫 번째 단계로 군사력 확보를 꼽고, 그러다 보니 핵무기에 욕심을 내고 현재의 배고픔이 미래의 대가로 돌아온다면 배를 곯을 준비도 돼 있다.
중국이나 아랍국가들, 그리고 인도나 페르시아 국가들을 보더라도 아시아가 위대한 문명의 국가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위대한 문명 간의 대결 또한 아시아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유혈 낭자한 공격의 흔적들은 아시아 국가들 간의 역사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는 이 국가들 사이에 원한과 증오의 감정들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언제나 폭력적인 대결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퍼져 있는 것이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자신들이 '명백한 위협' 아래 있다고 여긴다.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일본은 서로를 불신하고 경계하고 있다.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은 끊임없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인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자신들의 독립과 주권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고 러시아 인들은 일본과 중앙아시아 국가들 간의 관계를 주시하며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언제나 대기 중이다.
특히 중국과 아랍 국가들, 그리고 이란은 서구 세력의 의중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힘을 축적해 두는 것만이 예상 가능한 서구의 위협에 정당하게 대응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들은 역사에 약한 나라가 차지할 자리는 없다고 역설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일본이 가장 먼저 핵무장을 시작할 것 같다. 지리적으로 보나, 역사적으로 보나 일본의 적수가 될 수 있는 나라들은 모두 핵을 가졌다. 아랍 국가들 역시 자신들의 정권이 몰락하지 않으려면 핵을 가지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 이란은 벌써 발길을 뗐다.
이 모든 것들이 아시아의 인구 폭증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핵폭탄이 세계 인구 폭증의 해답이 될까? 해답은 시간만이 알 것이다. 다만 명심해야 할 것은 수많은 무기들이 그저 장난감으로 만들어 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번역= 이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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