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 세계의 만류와 경고 속에도 핵실험을 강행한 목적은 아무래도 '미국과의 대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듯 하다.
북한 대사관의 한 외교관은 핵실험이 성공했다고 발표된 다음날인 10일 <한겨레>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조선의 핵무장을 억제하려면 미국은 대화 재개 이외에 다른 수단이 없다"며 미국에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를 거듭 압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외교관은 "미국은 국제적으로 아프간, 이라크, 이란 등 여러 문제와 엉켜 있다. 조선의 핵실험에 자극받은 일본, 한국, 대만 등 주변 국가의 핵무장 움직임을 막으려면 미국은 조선의 핵무장을 억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우린 6자회담에 나갈 필요가 없다"며 '대화조건'으로 일단 금융제재 해제 등 "실제행동"을 요구했다. 그는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이 체제로 간다"며 "지금까지 제재는 계속 받아 왔기 때문에 더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핵실험을 강행하게 된 직접적 동기에 대해서도 "시기적으로 지금 하지 않을 수 없다. 미 부시 행정부는 말로만 대화하자고 하지 실제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우리로선 지금 상황에서 핵실험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은 대국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행보를 우리도 이해한다"면서도 "중국이 무력개입이나 해상·항공봉쇄 등이 포함된 제재안에는 동의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핵탄두 미사일 탑재 등 추가 조처를 준비하고 있나'란 질문에는 "핵실험은 핵무기 보유를 위한 것이다. 그런 추가 조처는 당연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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