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의 변환작업에 따라 주한 미8군의 해체 내지는 이동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29일 미8군사령부의 재편 가능성을 시시하는 발언을 해 주목된다.
벨 사령관은 29일 서울 용산기지 내 하텔하우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한 미8군사령부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한국전 당시에는 8군사령부가 전쟁수행본부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병력) 수용 대기, 전시증원 등 지원 역할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군은 산업시대 군 구조가 아닌 정보화 시대에 맞는 군 구조로 바뀌고 있다"면서 "8군사령부의 미래에 대한 결정이 어떻게 내려져도 한반도 전쟁수행과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8군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한반도 유사시 어떤 전력을 한반도에 증원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벨 사령관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군의 변환작업에 따라 미8군사령부가 해체 또는 미국 본토로 이전될지도 모른다는 관측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군 소식통은 벨 사령관의 언급에 대해 "주한미군이 미 육군의 개편작업에 따라 8군사령부를 UEy(작전지원사령부급 부대)로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8군을 개편하더라도 일부 사령부 인원들에 대한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전투병력의 감축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 8군이 UEy로 개편된 후 그대로 주둔할지, 주둔시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에 따라 새로 창설될 예정인 주한 미 통합군사령부(USJTF-K)에 통합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벨 사령관은 전작권 이양과 관련, 미국이 ▲패트리어트 방공체계 ▲특수항공 전력 ▲미군의 전투지휘체계 등을 '보완전력'(bridging capability)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위기 시 필요하다면 미군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지상표적 공격기(JS TAR), 고공전략정찰기(U-2) 등 특수항공전력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공군작전에서 한국을 잘 지원하고 적을 효과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희망한다면 미군이 보유 중인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한국에 계속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특히 "미국이 한국에 보완전력을 지원한다면 한국군은 2009년에 전작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의 2009년 이양'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다음달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럼즈펠드 장관과 윤광웅 장관이 논의한 뒤 적절한 시기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당장 해결되지 않을 수도 있으며 당장 합의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해 '환수시기'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군사적 억지력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으로, 군사적 억지력과 북한의 도발시 신속한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이양 시기보다 억지력을 유지하고 (북한의) 도발시 신속하게 격퇴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며 억지력과 군사작전 능력이 이양 시기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벨 사령관은 "전작권 문제는 약 20년 전부터 논의돼 온 것으로 새로운 사안이나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주권을 가진 대한민국이 전작권을 보유하는 것은 타당하고 현재 시행할(단독행사할) 단계"라고 평가하고 "한국군의 전작권 단독행사는 축하하고 자랑스러워 해야 할 일이지, 결코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전작권 이양과 관련해 "(미국의) 배신 또는 반미 등의 용어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벨 사령관은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전작권 논의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작권은 북한과의 기능적 문제가 아니고 한미 양국의 기능적 문제"라며 "억지력을 유지하고 전쟁 발발시 신속히 승리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벨 사령관은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에 대해 "미래 분쟁시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수행할 것"이라며 "미래 억지력 유지와 유사시 (병력과 물자를) 신속히 한반도에 전개하고 신속한 승리를 위해 반드시 유엔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엔사는 한미동맹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전제, "유엔사 회원국들이 어떻게 지원할지는 한미간 협의가 있어야 하지만 아직 합의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벨 사령관은 "한국군이 전시 작통권을 환수하면 미군은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유엔사도 이와 유사한 (지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엔사는 한국군의 전시 작통권 보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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