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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부도 스스로 전쟁을 끝내지 않는다"

미국 평화재향군인회원들, 노근리·평택·DMZ 방문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병사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직통전화가 있는데, 전쟁이 길어지면서 하루에 수천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미군 병사들의 고충과 좌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휴가로 귀국했다가 이라크로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부대를 이탈한 미군 병사가 8000명에 이른다."

26일 오후 서울 안국동의 참여연대 강당. 백발이 성성한 4명의 미국인들이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미군 병사들의 고통과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잘못된 전쟁 정책을 비판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미국 평화재향군인회(US Veterans For Peace) 회원들로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경험을 갖고 있는 퇴역 군인들이다. 미군기지 확장반대 평택대책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중인 이들은 평택은 물론 한국전쟁 당시 미군 양민학살의 현장인 충북 영동군 노근리와 분단의 현장인 비무장지대(DMZ) 등을 방문하고 느낀 소감을 담담히 소개했다.
▲ 지난 23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자이툰 부대 철수 집회에 참여한 미 평화재향군인회원들 ⓒ프레시안

자이툰 철군 운동의 중심인 파병반대국민행동이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애초 미국의 이라크 전쟁 정책, 한국군 참전의 부당성 등이 주된 얘깃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이 3명이나 있는 만큼 한국전쟁과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에 관한 얘기가 주종을 이뤘다.

회원 중 한 사람인 윌슨 파월 씨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한국전쟁 당시 경남 마산 부근에서 일어났던 미군 양민학살 사건의 피해자 한 명을 만나 직접 사과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파월 씨는 "당시 84명의 민간인들이 살상을 당했다"며 "피해자 여성 한 명을 만나면서 마음에서 우러나온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방한 기간에 노근리를 방문하고 학살 피해자들로부터 당시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노근리에 동행했던 표명렬 한국평화재향군인회장은 "노근리를 가게 된 것은 이 분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며 "이 분들은 학살 현장을 적당히 둘러보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로부터 하나하나 설명을 들으려 했고, 한 피해자의 얘기를 듣던 중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톰 케네디 씨는 "18세에 한국에 와서 서울 탈환 전투를 치렀다"며 "당시 나는 미군이 생물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것을 폭로하는 서적도 2권이나 미국에서 나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들의 항명 사태에 주목하라"

이들은 전투 현장에 직접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이라크에 주둔중인 미군 병사들의 심리와 병영 내의 분위기를 전해줌으로써 이라크 전쟁과 미군 주둔의 부당성에 대한 설명을 대신했다.

래리 커시너 씨는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패배한 데에는 전쟁에 환멸을 느낀 병사들의 항명이 많았다는 요소를 무시할 수 없었다"며 "이라크에서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병사들의 절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교포 1.5세로 평화재향군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존 킴 씨는 최근 미군 장교로서는 처음으로 이라크 파병을 거부한 애런 와타다 중위를 소개하며 "이라크에 돌아가기를 거부하거나 부대를 이탈한 병사가 8000명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라크에 파병중인 한국군을 철수시키고 이라크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반전운동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찰스 앳킨스 씨는 "어떤 정부도 스스로 전쟁을 끝내지는 않는다"며 "특히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던 병사들과 그 가족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서 호소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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