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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힐, 같은 베이징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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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힐, 같은 베이징 하늘 아래?

엇갈리는 방중설 속 북미 간접 만남 주목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평양에서 신의주로 이동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방중설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방문이 사실이라면 지난 1월에 이어 올 한 해에만 두 번째 중국을 방문하게 되는 김 위원장이 중국과 무엇을 논의하게 될지 그 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일 특별열차 신의주에서 중국행 준비"
  
  5일자 <중앙일보>는 베이징의 한 소식통의 입을 통해 "꾸준하게 방중설이 나돌던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신의주역에 계류 중"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른 새벽에 압록강을 넘어 중국의 관문인 단둥을 넘었던 전례에 비춰보면 5일 께 방중이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북한의 호위총국 소속 경호팀이 지난달 25일 베이징에 다녀간 사실이 포착됐다"며 김 위원장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방문하기 10여 일 전에 경호팀이 현지 경호 상황을 점검하는 관례에 비쳐 김 위원장의 중국행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정보당국 역시 "확실치는 않으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신의주에 열차가 정차중인 것까지는 확인할 수 있으나 그 열차가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라고 확신하기에는 정보가 충분치 않다"며 "최근 들어 방중과 관련한 첩보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 측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베 "중국 정부는 '방중설' 부인해"
  
  그러나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얻을 게 없는 만큼 아직 방중의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잖다.
  
  북한 전문가인 장렌 구이 중국 중앙당학교 교수는 4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쪽으로 태도를 전환하지 않는 한 방중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도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북경 행에 관한 보도를 부인해 왔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교도통신>은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을 초청했으나 김 위원장이 두 달째 응답을 않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지난 2일 신의주 인근 구성공작기계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던 김 위원장이 '5일 현재에는 신의주에 머물지 않고 있다'는 소식까지 맞물리면서, 류샤오밍 신임 북한 주재 중국대사가 이번주 초 평양에 부임할 예정인 점을 감안해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中, 미사일 추가발사와 핵실험 자제 요청이 첫째 과제
  
  이처럼 관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중국을 실제로 방문한다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함께 지난 7월 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후 악화된 북중관계의 개선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한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후 주석은 김 위원장을 만난다면 우선 최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나 핵실험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도 더이상 북한을 옹호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자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그 대신 김 위원장이 중국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북한의 수해를 명분으로 식량, 원유 등 원조량을 늘려 주겠다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양국은 이를 통해 미사일 발사 후 냉랭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조건을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달 26일 '우리가 6자회담을 더 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을 실마리로 북한의 회담 복귀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후 주석은 1주년을 앞둔 9.19공동선언이 이행될 경우 북한이 얻게 될 정치·경제적 실리를 설명하며 김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힐 간접 만남 주목돼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계좌 동결 문제에 있어 북한과 미국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의 논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 회담 복귀의 명분을 찾고 있는 북한에게 중국이 줄 수 있는 '선물' 역시 자체적인 원조량을 늘리는 것 외에 별다른 게 없다는 것도 중국의 대북 설득력을 제한하는 이유다. 김 위원장의 방중설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우뚱 했던 것도 '중국이 줄 게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히는 것은 김 위원장 일행이 이번 주 내에 중국을 실제로 방문하게 될 경우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중국 체류 일정이 겹친다는 점이다.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3개 국을 순방중인 힐 차관보는 5일부터 10일까지 중국에 머문다. 따라서 힐 차관보가 김 위원장 일행과 마주치지는 않더라도 중국을 '메신저'로 한 간접 접촉이 가능하고, 그를 통해 북한의 회담 복귀에 긍정적인 메시지가 오갈 가능성이 있다.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방중 시점에 베트남에 머물던 힐 차관보는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기 위해 다시 베이징을 찾은 적이 있어 이번에도 그같은 상황이 재현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
  
  지난 6월 힐 차관보의 북한 방문을 제안하며 6자회담 복귀의 실마리를 찾으려 했던 김 위원장이 같은 베이징 하늘 아래 머무는 그에게 또다시 손을 뻗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여부가 특히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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