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 난타전에 우리당 '기름 붓기'

이명박계, "우린 정권창출 동지" 화해 제스처

열린우리당이 정기국회 개회와 동시에 시작된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5일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불화설과 양측 지지자들의 온라인 비방전을 거론하며 틈새 벌리기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정기국회가 열리고 민생법안과 일자리 창출에 대해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할 시점인데도 유력한 대권후보들이 행보를 적극 개시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김 대표는 "각 대권후보 지지자들이 온라인상에서 격렬하게 치고받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어떤 야당의 예비 대권주자 지지자들끼리 서로 비난하고 치고받는 것에 대해 내가 지적할 바는 아니나, 이에 대해 우리당의 음모라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심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명박 전 시장,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경쟁적으로 인신공격성 글을 올리며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양 진영에선 반(反) 한나라당 세력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을 '박그네'와 '명바기'로 비하하고 자기네끼리도 '박빠' '명빠'라고 폄하하며 제살 깎아먹기 행태를 보이고 있는 형편이다.
  
  주승용 의원 역시 한나라당 예비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를 비판했다. 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를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라가 너무 비정상적이다, 지난 십년 간 비정상적으로 되어 온 것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이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비정상 정권으로 규정한 것"이라며 "그렇다면 노태우, 김영삼, 박정희는 정상적인 정권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면서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의 이런 말은 야당의 전 대표로서 있을 수 없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정두언 "누구를 위한 싸움이냐"
  
  세간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이명박 진영의 온라인 난타전이 계속되자 한나라당 내에서도 과열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이 불거지면서 난감한 입장에 처한 이명박 전 시장 쪽에선 "우리 모두는 정권 창출의 동지"라는 화해 제스처가 나왔다.
  
  이 전 시장의 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빠, 명빠로 편을 갈라 서로를 비난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우리의 소중한 마음을 모아야 할 때에 서로 헐뜯고 싸우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며 국민의 신뢰를 받아 정권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