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당국이 1997년 파리에서 다이애나 전 영국 황태자비를 사망하게 한 교통사고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 베이사유 법원의 티에리 베탕쿠르 판사는 지난주 운전사 앙리 폴을 부검한 병리학자 도미니크 르콩트와 그 혈액을 검사한 질베르 페팽 박사로부터 조서를 다시 받으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이애나 비와 그의 연인 도디 파예드, 운전사 앙리 폴이 사망하고 함께 탔던 경호원 한 명만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이 사고에 대해 프랑스 검찰은 2002년 수사 발표를 통해 운전사 폴의 음주운전에 그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그러나 폴이 법정 기준치의 세 배가 넘는 알코올을 섭취한 상태로 운전을 했다는 발표에 모순이 많고 조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프랑스가 재조사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는 특히 헤롯 백화점 소유주인 도디의 아버지 모하메드 알 파예드의 입김이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파예드는 다이애나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에딘버러 공작의 명령에 따라 정보기관 M16에 의해 살해됐으며, 이런 음모를 은폐하기 위해 혈액검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해 왔다.
사건에 대한 의혹의 내용은 △폴을 부검한 르콩트는 세 개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고 확언했지만 보고서에는 혈액 샘플이 다섯 개로 나와 있어 두 개의 샘플이 폴의 혈액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혈액검사를 한 페팽은 폴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1리터당 1.74그램 수준이라고 진술했으나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문서는 첨부되지 않았던 점 △다른 혈액검사에서는 알코올 농도가 크게 차이를 보였던 점 등으로 요약된다.
<더 타임스>는 이같은 의혹이 종식되지 않는 한 다이애나의 사인이 운전사의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라고 최종 판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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