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일 북한 수해 복구를 돕기로 결정, 100억 원 정도를 민간 대북지원단체에 제공하고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쌀과 복구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간 대북지원단체는 자체적으로 계획한 98억6000만 원 상당의 구호품과 정부 지원금 100억 원을 합쳐 생활필수품과 의약품, 복구장비 등 모두 200억 원 상당의 물자를 북송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오전 한명숙 총리와 김근태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위 당정 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대북지원 민관정책협의회 제5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지원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신언상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는 북한 수해의 심각성, 정치권 및 각계각층의 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 등을 감안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수해 긴급구호사업에 참여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 차관은 이어 "이번 지원은 2004년 범국민적 차원에서 추진된 북한 룡천 피해복구지원과 같이 순수한 인도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아무런 조건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간단체 확보액인 98억6000만 원은 현금 18억2000만 원과 현물 80억4000만 원으로 구성됐다.
단체별로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소속 23개 단체가 93억9000만 원 상당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3억7000만 원 상당을 각각 담당했고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현금 1억 원을 내놓았다.
민간단체들은 현금 구매품목까지 합쳐 의약품 53억 원, 식량 20억 원, 생활용품 17억 원, 의류 등 기타 품목이 8억6000만 원 어치를 북측에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와 민간단체는 남북협력기금에서 매칭펀드로 지급한 100억 원 역시 주로 생필품과 의약품, 기초적인 수해복구장비 등을 지원하는 데 쓰기로 하고 곧 실무협의를 통해 품목과 수량을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쌀과 고가의 복구장비 지원은 민간단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한적으로 창구를 일원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다음 주에 한적과 협의를 거쳐 쌀과 복구장비의 규모와 품목 등을 결정키로 했다.
한적은 이를 위해 다음 주 북측과 입장을 교환하고 18일까지는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구호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원이 북한의 수해복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정부와 한적이 의견을 같이 함에 따라 북송할 쌀의 양은 적게는 5만t에서 많게는 10만t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만t을 우리 쌀로 구매해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180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앞서 2004년 룡천역 폭발사고 당시 민간단체가 283억 원, 한적이 정부 지원과 모금 등을 통해 421억 원 등 모두 704억 원 어치를 북한에 지원했다. 당시 쌀 5000t과 밀가루 5000t, 담요, 굴삭기, 트럭 등의 품목이 북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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