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는 북한 수해 복구를 돕기 위해 쌀과 복구장비를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는 또 10일까지 민간단체를 상대로 대북 수해 지원에 필요한 재원 규모를 취합한 뒤 11일 고위당정회의를 거쳐 같은 날 오후 2시 지원 규모와 내용을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10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완상 한적 총재를 만나 대북 수해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쌀과 복구장비 등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총재는 이 자리에서 북한 수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에서 쌀과 복구장비를 지원할 것을 정부에 공식 요청해 왔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한적을 통한 쌀 등 구호품 지원과 관련된 시기와 규모 등 제반사항을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한적은 늦어도 다음 주에는 북측에 정식으로 구호를 제안하고 북측과 입장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는 이날 이 장관과 회동한 직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지원 규모에 대해 "상징적인 규모가 아니다"고 말해 대규모 지원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한 총재는 이어 "18일까지 지원 윤곽이 잡히고 빠른 시일 내에 수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 규모는 피해가 특정지역에 국한됐던 2004년 룡천역 폭발사고 당시 우리측이 지원한 쌀이 5000t이었던 점과 이번 수해가 광범위하다는 점 등에 비춰 수 만t에 이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긴급 구호성 대북 식량지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1995년 북한의 자연재해 때 제공한 쌀 15만t(1850억 원)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11일 오전 고위당정회의를 열어 민간 대북지원단체의 대북 지원 규모와 정부에 대한 지원 요청액을 감안해 매칭펀드 방식으로 보조할 금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같은 날 신언상 통일부 차관 주재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측이 참석한 가운데 오찬을 겸한 대북지원민관정책협의회(민관협)를 열어 세부 지원방안을 정한 뒤 오후 2시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참여방침을 공식 발표한다.
이에 앞서 이 장관은 8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의장단 회의에 이어 9일에는 북민협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를 상대로 대북 지원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와 관련 여야 5당은 10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북한 수해복구를 위해 생필품과 의약품, 건설자재 지원을 정부에 촉구하고 필요시 수해 지원을 위한 추경예산 편성에도 동의했다.
통일부는 이에 대해 "북한 수해와 관련해 국회 원내대표들이 초당적으로 대북지원에 관심을 갖고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데 대해 무겁게 받아들이며 촉구한 사안을 정부의 정책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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