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쯤 문 후보는 문성근 상임고문과 차승재 한국영화제작가협회장과 함께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박 후보도 행사장 입구 레드카펫에 서서 관객들에게 손인사를 건넸다.
이어 나란히 자리에 앉은 두 후보는 행사 중 귓속말을 하는 등 서너 차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정치 이슈가 아닌 영화이야기 같은 가벼운 대화만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상영장에서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해 이야기 하고 있다. ⓒ뉴시스 |
이후 문재인 후보는 영화인들과 간담회를 가졌으나 박근혜 후보는 곧장 서울로 돌아갔다.
개막식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박 후보께서 얼마 전 제가 영화 '피에타'를 관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영화가 어땠냐고 묻기에 '보기에 고통스러운 영화였다'고 대답한 뒤 인상적인 면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문 후보는 또 두 후보가 도착하고 얼마 뒤 한 남성이 경호를 뚫고 들어와 박 후보 앞에 앉아 막무가내로 얘기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경호 부분이 걱정돼 그에 대해서도 짧게 얘기를 나눴다"고도 말했다.
부산은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으로, 이날 두 후보가 부산 최대의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표심을 얻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다. 부산은 보수 색채가 짙은 지역이지만,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고향인만큼 야권 바람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부산일보>가 지난 9월 27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는 52.5%,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18.7%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25.5%의 지지율을 얻었다. 부산일보는 이를 두고 "박 후보가 과반을 넘기긴 했지만 야권후보 지지도가 44.2%나 돼 텃밭으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더 위태한 상황이다. 9월 25일자 <국제신문> 보도에서, 박근혜 후보는 46.6%, 문재인 후보는 50.8%로, 문 후보가 3.8%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에서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후보와 안 후보의 양자대결의 경우도 47.2% 대 45.5%로 오차범위내 접전이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두 후보는 5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리는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도 만날 지 주목된다. 문 후보는 오전 10시에, 박 후보는 오후 2시에 참석하는 일정으로 잡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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