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 표명에 여야는 모두 환영했다. 그러나 여당은 "국민의 뜻을 수용한 용단"이라며 높이 평가한 반면 야당은 "당연한 일이 너무 늦었을 뿐"이라는 만시지탄의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게 내린 용단"
열린우리당은 2주간 끌어 온 소위 '김병준 사태'가 당-정-청 모두에게 '윈윈'으로 끝났다는 자평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어제 있었던 교육위에서 학자로서의 명예를 회복한 후에 대통령과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민심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해 온 당정청의 의지를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김병준 부총리의 자진사퇴를 계기로 교육계 내에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몇 가지 문제점들을 보완해 국민의 신뢰 받을 수 있는 교육계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의 고위 관계자는 "모두가 조금씩 양보해 좋은 결과를 끌어낸 듯하다"며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김병준 파동'의 재탕을 우려해 벌써부터 후임 교육부총리 인선에도 촉각이 곤두섰다.
한 의원은 "벌써 후임자를 논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앞으로 교수가 교육부총리 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 전 부총리가 bk21사업을 주관하고 또 숱한 논문을 내는 등 특이한 사례였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었던 것"이라며 "다른 교수가 다시 나온다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만시지탄이나 사필귀정"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김병준 부총리의 사퇴 소식을 듣고 "만시지탄이지만 사필귀정"이라고 말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강 대표의 발언을 전하면서 "김 부총리의 사퇴는 사필귀정으로 당연한 일이 너무 늦었을 뿐이다"라며 "김 부총리의 임명은 처음부터 잘못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유 대변인은 "이번 일이 지긋지긋한 코드인사와 측근인사 실패의 마지막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국민과 야당, 여당 의원들과 국무총리까지 김 부총리를 탐탁찮게 여겼음에도 노 대통령이 부적절한 측근 챙기기를 강행했다"면서 "김병준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있는 만큼 대국민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또한 "법무부장관에 또 다른 측근이 거론되고 있는데 더 이상 대통령의 오만과 오기로 국정 공백을 초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국민적 지지를 받는 현명한 인사를 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공직자 윤리 기준에 대한 높아진 인식 보여준 사례"
민주노동당도 "김 부총리가 뒤늦게나마 사의를 표명하고 자진사퇴 방식을 통해 논란을 종식시킨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번 일은 우리 국민들의 공직자 윤리 기준에 대한 높아진 인식을 보여준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박 대변인은 "후임 인선과 관련해 대통령은 임기 말 정권의 안정적 운영에 관심 가질 것이 아니라 망가질 대로 망가진 공교육을 회생시킬 적임자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역시 "김병준 부총리의 사의표명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이상열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즉각 사표를 수리하고, 국가백년대계를 책임질 교육부총리를 코드인사에서 벗어나 도덕성, 자질, 국민적 신뢰를 받는 인물로 조속히 임명하여 교육행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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