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 만에 공습 재개…당일만 세 번
31일 새벽 1시 30분경(현지시각)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습을 재개했다. AP 등 외신들은 전날 미국 애덜 어럴리 국무부 대변인이이 "이스라엘이 카나 마을 참사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해 48시간 동안 공습을 중단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힌 '공습 중단 선언'이 효력을 지니게 된 지 1시간 30여분 만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폭격기들은 시리아 쪽 국경에서 5km 떨어진 얀타와 마스나 지역을 공격했고 마스나에서는 주민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공격당할 위험이 닥칠 경우 공습중단 선언은 불가피하게 깨질 수 있다"고 변명했다. 그러나 정황 상 맞지 않는 변명이었다. 레바논은 휴전을 요구하고 있고 현장에서 헤즈볼라가 선제공격을 가해올 단서도 찾기 어려웠다.
오히려 군 대변인의 다음 설명이 이스라엘의 심산을 보다 명확히 드러냈다. 그는 "작전상 변화를 봐 가며 공습 중단 기간은 끝이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오후 이스라엘 총리가 주재한 안전보장회의는 '레바논 내 지상전 확대 전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이어 총리실이 이를 공식 발표했다. '48시간 공습중단'이 장기간 휴전으로 이어지길 바랐던 국제 사회의 기대와 압력에는 등을 지기로 작정한 듯 했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우리는 테러로부터 한 생명이라도 보호하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미르 페레츠 국방장관은 '확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페레츠 장관은 국회 보고에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항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임 라몬 법무장관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능력이 없어질 때까지 우리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총리는 "카나 참극 유감", 장관은 "다 헤즈볼라 탓"
올메르트 총리는 이날 "카나에서 일어난 어린이와 부녀자들의 죽음에 대해 마음 깊이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카나 참극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올메르트 총리는 "우리는 적을 찾고 있었으나 희생당한 분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이스라엘 각료들이 카나 참극의 책임을 헤즈볼라에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날 댄 길러만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헤즈볼라가 없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외교부 고위 관리인 기드온 미르는 "헤즈볼라가 일반 시민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헤즈볼라 측 레바논 국회의원인 하산 팔드라는 레바논 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48시간 공습 중단 선언으로 카나 참극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난을 한번 수용하는 척 해 본 것일 뿐"이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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