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옥죄는 미국의 팔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미국이 노리는 북한의 급소는 '금융'이다. 28일 막을 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10자회담'까지 열어가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인 만큼, 이제는 제재 수순으로 넘어갈 명분이 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북한의 계좌를 추적하기 위해 동남아시아를 순방했던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차관은 30일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사일 시험의 대가로 북한에 어떤 제재를 가할 수 있을지 검토 중"이라며 "6년 전 해제됐던 금융조치를 재가동 하는 것도 검토 대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미국은 한때 북한에서의 출입국과 무역, 투자 및 송금 등을 통해 북한에 제재를 가하다가 지난 2000년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일시적으로 정지한다는 데에 동의하자 해제한 바 있다.
레비 차관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서도 "북한 초고위층에서 상당한 양의 불법자금을 전 세계 은행에 숨겨놓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은 금융기관들이 북한 관련 계좌를 방치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신중하게 계산하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은 스스로 고립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원하는 바라면 우리는 북한을 기꺼이 고립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강경조치를 취해서라도 북한에 대화를 압박하겠다는 미국 측의 방침을 재확인했다.
힐 차관보는 "북한도 결국 대화에 복귀하도록 설득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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