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7개 이슬람 국가가 참여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사무총장이 최근 이스라엘-레바논 사태와 관련,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인 방안을 촉구해 주목된다.
2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뉴스>에 따르면 에크멜레딘 이사노글루 OIC 사무총장은 전날 배포한 성명을 통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촉구한 유엔 결의안 1559호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많은 결의안 중의 하나일 뿐"이라면서 "다른 중요한 유엔 결의안들은 실행되지도 않았고, 강제로 이행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엔 결의안들은 전체가 모여 하나의 체계를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적으로 어느 하나가 아니라 통합적으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유엔 결의안 242호와 338호를 거론했다.
유엔 결의안 242호는 '6일 전쟁 (3차 중동전행)'의 뒷처리를 위해 1967년 11월221일 유엔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이다. 이 결의안은 1967년 전쟁으로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결의안은 1973년 '라마단 전쟁(4차 중동전쟁)' 이후 유엔 결의안 338호에 의해 재확인되고 한층 더 구속력을 갖게 됐다.
세계 언론들은 중동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주된 이유로 이들 유엔결의안들이 이행되지 못한 점을 거듭 지적했다.
아랍 일간지 <알-와탄>은 최근 사설에서 "이스라엘이 국제사회를 무시하는 이유도 결의안들이 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결의안 1559호에 대해서만 얘기할 뿐 242호와 338호는 자기 편한 대로 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랍의 다른 언론들도 마찬가지 지적을 해왔다. <아랍뉴스> 편집국장 할레드 알마에나는 이스라엘의 점령과 유엔 결의안 242호와 338호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문제라는 점을 최근 칼럼을 통해 거듭 역설했다. 그는 "진정한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은 유엔이 진지하게 이들 결의안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랍뉴스>는 아랍어권 유명 웹사이트에 올라온 한 아랍인의 목소리를 이렇게 전했다.
"콘롤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결의안 1559호를 10번 이상 언급했다. 그녀의 말만 들으면 1559호를 이행하지 못한 것이 모든 문제의 유일한 원인 같아 보인다. 누굴 놀리나? 미국과 이스라엘은 242호와 338호는 왜 언급하지 않는가. 이스라엘의 점령이 바로 문제다. 라이스 장관은 헤즈볼라가 '유엔 결의안들은 물론이고, 모든 국제규범을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녀는 흉포한 동맹인 이스라엘의 악행들은 언급하지 않고, 그들의 야만성도 비난하지 않았다...2주째 벌어지고 있는 일방적인 전쟁에서 우리는 여전히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레바논을 폭격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무하마드 알-두하일)
또 아랍뉴스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발행되는 한 영자 잡지에 실린 "이스라엘은 불법적인 영토 점령과 관련해서는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이라크 같은 나라들은 초토화됐다"는 독자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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