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한국 유권자들이 12월 19일 대선에서 33년 전에 죽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투표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양면적인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그가 박 전 대통령의 인기를 갖고 있기도 하지만 아버지의 부정적인 유산을 부담으로 짊어지고 있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딸이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하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박근혜 후보의 대선 입후보 자체를 과거의 역사를 감추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특히 박 후보의 과거사 관련 발언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박 후보가 지난 7월 박 전 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던 것, 지난 9월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은 두 개의 판결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던 것이 그의 지지율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이를 만회하고자 박 후보는 지난 9월 24일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와 대통령으로서 했던 몇 가지 결정들이 "헌법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연합뉴스 |
박근혜 후보, 줄타기를 잘해야
<뉴욕타임스>는 박 전 대통령이 한국 전쟁의 폐허로부터 국민 소득을 10배로 끌어올린 업적이 있지만 이러한 성공이 그의 인권 탄압 때문에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단지 정부의 반대편에 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끌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외롭게 살고 있던 박 후보가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90년대의 아시아 경제위기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박 전 대통령의 확고한 리더십과 두 자리 수의 경제 성장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 박 후보가 국회에 진출하여 보수진영의 새로운 인물로 추앙받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 후보의 잇따른 과거사 발언으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신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권력 남용과 인연을 끊어야 하고 신의가 두터운 딸이라는 세간의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문은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자신에 대한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해 산업화에 헌신한 보수세력과 민주화를 위해 싸운 진보세력들 모두에게 "과거로부터 미래를 향해" 함께 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지금 양쪽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박 후보가 유신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고 말한 데 대해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불효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혁당 피해자 유가족인 송철환씨는 박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후보가 만약 박 전 대통령의 평범한 딸이었다면 그의 역사인식은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한테는 적절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대통령 후보로서 박 후보의 역사인식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