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토록 뜨겁던 사랑의 감정이 식어지는 것일까? '처음 만나 연애할 땐 상냥하던 그 이가 이렇게도 변할 줄이야'의 노랫말처럼 왜 사랑은 변하는 것일까?
오늘은 연애와 사랑, 그리고 만남과 결혼에 대해 명리학적 관점에서 얘기하고자 한다.
명리학이란 태어난 때에 따라 사람을 112만 가지로 분류하여 그 사람 고유의 기질과 운에 따른 변화를 살피는 기술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운명학이라 하겠다.
대단히 자세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진 것도 있으니 바로 태어난 '장소'에 대한 것이다. 같은 팔자라 해도 태어난 장소와 환경의 영향에 따라 삶의 모습 또한 상당히 달라지는 것이다.
또 112만 가지로 분류한다니 엄청 복잡할 것 같지만 따져보면 별 복잡하지도 않다. 이는 인간을 대략 20개의 변수 또는 분류 기준에 의해 운명을 본다는 것과 같은 얘기이기 때문이다.
2의 5승(乘: 제곱)은 32 이고 2의 10승은 1024이니 결국 2의 20승 하면 얼추 112만에 가까운 숫자가 나온다. 따라서 사주팔자를 디지털방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2006년 7월 13일 오후 2시에 태어난 사람의 사주팔자는 병술(丙戌)년 을미(乙未)월 계묘(癸卯)일 기미(己未)시인데 이를 디지털 처리한다면 '00110100101000011100',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엉뚱한 생각이지만, 먼 훗날에 가서 사람이 태어나면 그 시간에 따라 앞서와 같은 코드를 부여하고 더하여서 태어난 나라와 장소에 따른 디지털 코드를 부여한 후 그것으로서 그 사람의 건강과 성향, 적성 등을 분류하고 장차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시절이 오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나아가서 아예 그것을 바코드(bar code)로 만들어 신체 부위에 프린트해 놓는 시절 말이다. 아무튼 재미난 공상이다.
다시 돌아와서 112만 가지라 하니 무척 복잡할 것 같지만, 사람의 성향은 태어난 날의 음양오행, 일러서 일간(日干)이라 하는 것과 더불어서 태어난 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일간에는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즉 열 개가 있고 일년에 달은 열두 달이므로 이를 곱하면 120개의 기본적인 성향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태어난 달과 일간(日干)의 관계를 명리학에서는 사주의 큰 틀이라 해서 체(体)라고 한다. 영어로 말하면 'basic frame'이 되겠다.
120개의 큰 틀이 있지만, 이 또한 여기서 설명하자면 복잡하다. 다시 줄일 수밖에 없는데 그 방법은 태어난 생월로 하는 방법이니 결국 12개의 기본 성향이 된다.
가령 어떤 사람이 양력 1월 무렵에 태어났다고 하자. 가장 추운 계절인 1월에 태어난 사람은 기본적으로 우울증을 지니는데 이는 기(氣)가 침강(沈降), 즉 다운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신중한 편이라 이성과의 만남도 그리 적극적이지 않다. 연애라는 감정의 근본인 더운 기운이 부족하며 음양오행으로 말하면 화기(火氣)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약한 것이다.
연애 기회가 적다 보니 아무래도 한 번 만난 사람과 어지간하면 관계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고, 그러다보면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연애 기회를 잘 만들지 못하다보니 그냥 세월을 보내다가 중매로 결혼하거나 아니면 최근에는 때를 놓쳐 그냥 미혼으로 지내는 경향도 많다.
그러나 이런 사람도 늘 그런 것이 아니라, 운이 맞으면 정서가 업(up)되어 활발한 이성교제를 하기도 한다. 이런 사람에게 있어 운이 맞는다는 것은 따듯한 기운이 오는 때가 된다.
예를 들면 지난 2001년은 신사(辛巳)년이고 2002년은 임오(壬午), 2003년은 계미(癸未)년인데 여기서 사(巳)나 오(午), 미(未) 등의 글자가 바로 화운(火運)이고 이런 해에 우울증에서 벗어나 활발해지면서 연애를 하거나 그것이 이어져서 결혼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1월생의 여성이 지난 2002년 임오(壬午)년에 만나 남성과 다음 해인 2003년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하자.
이 경우 상대 남성이 4월부터 9월 사이의 온난한 계절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결혼 생활은 별 무리가 없이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상대방 역시 추운 계절에 출생한 사람이라면 문제가 생기게 되고 더러는 이혼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좋은 궁합 또는 상성(相性)의 기본은 태어난 계절이 반대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월생이라면 상대방이 7월생이어야 가장 이상적인 커플의 요건을 갖춘 것이다.
그런데 왜 겨울생의 여성이 겨울생의 남성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잘 안 맞는 커플인데 말이다. 그 이유는 그 상대방 역시 앞서의 사오미 운에 활발해져서 상대를 만났기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운이 좋을 때 그 운의 힘을 빌어서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흘러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지는 신유술(申酉戌)의 서늘해지는 기간 속에서 애정은 식어들고 마침내 2007년부터 이어지는 차가운 기운을 만나면 권태기에 들어가거나 문제가 불거지는 것이다.
본시 지닌 우울증의 기미가 다시 나타나는데 문제는 두 사람 모두 그렇다는 점이다. 어느 한 쪽이라도 그렇지 않고 활발하고 따뜻하면 시련을 극복해갈 수 있을 터인데, 모두 시들하고 차가워져 버렸으니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다.
애정을 포함하여 사람의 만남은 3년이 지나면 변화가 오고 6년이 지나면 커다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일러서 충(沖)운이라 하는 것이다.
일단 연애감정이나 애정은 6년이면 소멸한다. 이는 누구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런 이후에도 그럭저럭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생월이 반대인 경우라 하겠다.
그렇지 않고 정말이지 지지고 볶고 살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태어난 계절이 같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든 세대라면 아무리 애정이 없어도 그냥 관성으로 사는 경우가 많고 요즘의 젊은 세대라면 이혼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지금까지의 얘기는 1월생을 예로 든 것이다. 가령 내가 4월생이라면 10월생과 결혼하는 것이 안정되고 오래가는 관계가 된다는 얘기이다.
4월생의 남자가 있다고 하자. 매사에 의욕이 많고 희망적인 성향을 지닌다. 하지만 너무 욕심이 지나쳐서 실수하거나 인생에서 좌절하기 쉬운데 이럴 때 아내가 10월생이라면 대단히 좋은 조언자를 두고 있는 셈이다.
10월생의 사람은 매사 덤벙대지 않고 사물을 면밀하게 반추하고 되짚어보는 성격을 지녔기에 남편이 서두르거나 지나치게 의욕만 앞세울 때 그 점을 예리하게 지적해줄 수 있는 것이다.
또 남편 역시 아내에게 큰 도움이 된다. 10월생의 약점으로 무엇을 만들기보다는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정리하고 살피려고만 드는데 이 때 남편의 조언에 힘을 얻어 발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앞에서 말했다. 그렇기에 명리학도 존재하고 서양의 점성술도 신빙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점성술 역시 태어난 달에 기준하여 기본성향을 파악하기 때문이고, 실은 그 근본에 있어 같은 것이다.
여름에 태어난 사람은 만물이 무성할 때에 태어났기에 낙관적인 성향이 강하고 매사 급하지만 지속력이 약하다. 그런 사람은 겨울 생의 상대를 만나야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반대도 마찬가지.
누구나 처음의 연애감정은 식어지고 뜨거운 정염도 당연히 사라진다. 하지만 좋은 커플이나 부부란 서로가 서로에게 있어 가장 완벽한 조언자의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구태여 말로 하지 않아도 함께 살다보면 상대방의 장점을 흡수하게 되고 서로의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관계인 것이다.
그리고 부부가 함께 오래도록 할 수 있는 힘은 결국 커다란 자녀를 두었을 때이다. 애초의 감정은 식어져도 그 사이에 두 사람을 모두 닮은 아기가 태어나 두 사람을 더욱 강하게 이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만나서 6년이면 애정이 식지만 그 사이에 결혼을 하게 되고, 결혼 후 6년이면 권태기에 들지만 그 사이에 아기가 태어나 부부는 살아가는 것이다.
만일 아기가 없는 커플이라면 유감스럽게도 그 두 사람은 한시적인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하겠다.
좋은 상대를 만나고 싶은가? 일단 상대방의 생월이 나와 반대되는 계절에 있는가를 볼 일이다. 그러면 잘못된 만남을 피할 수 있으리라.
(전화:02-534-7250, E-mail :1tgkim@hanmail.net)
- 김태규의 명리학 카페 : cafe.daum.net/8c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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