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미FTA 반대 1인시위'에 일반시민들 참여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미FTA 반대 1인시위'에 일반시민들 참여

지하철 2호선 역과 신라호텔에서…"협상 중단" 요구

한미 FTA 2차 협상 마지막날인 14일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주최로 서울 지하철 2호선의 43개 역에서 동시에 진행된 1인시위에는 시민단체 활동가뿐 아니라 일반 시민도 많이 참여했다.

직장인, 주부, 대학생으로 이뤄진 200여 명의 시민들은 특정한 조직을 통해 한미 FTA를 반대하는 활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범국본을 찾아와 1인시위를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현실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이렇게 나서니 마음은 편해요"

이날 교대역에서 한시간 동안 1인시위를 벌인 맹명숙 씨는 "한미 FTA 협상이 체결된 뒤의 가상 시나리오를 한 잡지에서 보고는 큰 충격을 받았다. 아파도 돈이 없으면 병원에 갈 수 없는 세상, 물도 마음대로 마실 수 없는 세상이 오는 것을 막고 싶었다"며 1인시위에 동참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학습지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는 맹 씨는 "생활에 치이다 보니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에 대한 부채의식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렇게 범국본 활동에 참여하니 몸은 조금 힘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가볍다"고 힘주어 말했다.

맹 씨는 "처음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될 때 그에 대한 기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개혁을 이야기했던 참여정부의 무능과 평택에 군부대를 투입한 일, 그리고 이번 한미 FTA 추진을 보면서 그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한미 FTA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앞으로도 한미 FTA의 문제점을 알리는 활동을 꾸준히 벌이겠다"고 강조했다.
▲ 맹명숙 씨가 교대역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프레시안

"한미 FTA가 체결되면 특별히 상위층이 아닌 제 주변 사람들 모두가 타격을 받을 것 같아요. 그런데도 주변 사람들은 FTA에 대해 잘 모르고 있죠. 사회문제에 좀 더 관심있는 제가 이것 저것 설명해주면 다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맹명숙, 30대 프리랜서)

이들이 선전물을 들고 1인시위에 나서자 지하철을 분주히 오가던 시민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행인은 1인시위 참가자들에게 다가와 한미 FTA에 관련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다른 1인시위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한 행인은 "지금까지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정부가 비교적 진보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한미 FTA,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요?"

한편 한미 FTA 2차 협상이 진행되는 신라호텔 주변에서도 시민들의 참여는 계속됐다. 이날 1인시위에는 5명의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참가해 지난 닷새 간의 '한미 FTA 항의 릴레이 1인시위'를 마무리지었다.

이들은 기온이 34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씨 속에서 각각 30분씩 시위를 진행했다. "우리는 한미 FTA 체결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한결같이 주장하는 이들이 행동에 나서게 된 계기와 한미 FTA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개인적으로 한미 FTA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다 불안해져서 범국본 자원봉사에 나서게 됐어요. 전공이 역사학인데 '역사에는 중요한 계기와 선택의 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중반인 저희 또래는 사춘기와 대학 졸업반 무렵에 IMF의 영향을 생생하게 체감했어요. 멀쩡하던 친구들의 집안이 경제적으로 무너졌고, 대학을 졸업하니 취직 전쟁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한미 FTA가 IMF와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네요.

40~50대 세대 중에서는 '우리가 열심히 하면 문제없다'는 낙관적인 생각과 함께 성장에 대한 동의를 상식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자란 우리 세대는 '누구나 성장을 통해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과 어떤 이들은 출발선부터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된 것이죠." (윤들, 20대 대학원생)

"저는 항상 용기가 없어서 이런 행동에 참여하는 것이 부끄럽고 망설여졌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에 있는 토론 동아리에서 한미 FTA와 관련된 토론자료를 수집하다가 한미 FTA의 실상을 알게 됐어요. 농업, 서비스, 의료, 교육 분야와 같이 살아가면서 안 거칠 수 없는 부분들이 다 FTA로 엮어져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3학년인 제 동생은 학교 선생님이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면서 자기는 찬성한다고 말해 어이가 없기도 했죠. 그런데 TV 뉴스도 마찬가지였어요. 1차 협상 때도 월드컵만 방송하고, 대규모 집회가 있어도 '교통대란'이라고만 방송하고. 한미 FTA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설명해주는 것이 뉴스의 역할 아닌가요?" (차은혜, 20대 대학생)


▲ 김슬기 씨. ⓒ 프레시안

"PD수첩을 본 것이 한미 FTA 저지운동에 나서게 된 큰 계기가 됐어요. 인터넷에 올라온 글들을 보다가 출처가 범국본이라고 되어 있길래 우연히 방문했다가 자원봉사까지 신청하게 된 거죠.

보건계열 학과에 다니는데요,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국에서 그나마 잘 되어 있는 의료보험제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을 해치게 되면 결국 농민이나 일부 노동자뿐만 아니라 저와 제 친구들까지 피해를 입는 것이죠. 그런데도 주변 친구들이 한미 FTA를 잘 모르고 또 자기 일이라고 생각을 안 하는 게 안타까워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한미 FTA와 관련된 글을 퍼다 올리기도 했어요." (김슬기, 20대 대학생)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