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 전당대회, '집권공학' 백가쟁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 전당대회, '집권공학' 백가쟁명

강재섭 "뭉쳐야"… 이재오·소장파 "변해야"

내달 1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당권 경쟁으로 뜨겁다. 27일 강재섭 의원과 전여옥 의원이 공식 출사표를 던졌고 30일에는 중도·개혁 그룹 연대인 '미래모임'에서 대표 주자를 선출한다. 내달 2일에는 6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한 이재오 원내대표가 합류할 예정이다.

초반 판세로는 당내 지분대로 강 의원과 이 대표를 '2강'으로 분류하고 이 구도에 파열음을 낼 변수로 '미래모임'과 전 의원을 꼽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차기 지도부의 어깨에 지워진 '정권탈환'이란 과제를 두고 저마다 내놓은 해법이 다른 만큼, 레이스를 거치면서 지지세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재섭 "분열 없이 단결해야 집권 가능"
▲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강재섭 의원ⓒ연합뉴스

강 의원은 '통합'을 화두로 제시했다. '화합의 용광로'가 그의 캐치프레이즈다.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에서 강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여 일체의 분열 없이 단결할 수 있도록 화합의 리더십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당을 깨지 않는 일'을 한나라당 정권 창출의 첫 과제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불복할 수 없는 공정한 경선'을 관리하는 지도부로는 한때 대권주자로서 다른 대권주자들과 거리를 유지했던 자신이 적격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특정주자와 가까운 사람이 당을 맡는 순간 당은 갈등과 분열의 씨앗을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를 겨냥한 말이다.

강 의원은 향후 한나라당의 중점 과제를 두고도 "'안정 없는 개혁 타령'은 혼란과 불신만 가중시킨다"며 '개혁'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강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며 안정 속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대표자감"이라고 자칭했다.

이재오 "지역 넘어 '범 우파'로 외연 넓혀야"

이 대표는 '변화'를 내세운다. 한나라당의 '집토끼'만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 때문이다.

이 대표는 '산토끼 잡기'의 일환으로 '아예 포기했던' 호남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대표는 "18대 총선 공천 때 호남 인사에 비례대표를 50%까지 배정하겠다"고 했고 "당사를 없애고 국회로 들어오면서 남는 돈도 호남 지원에 쓸 생각"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 주변에서는 강 의원이 '민정계'임을 부각시키며 "변화하는 당의 얼굴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을 조성하느라 부심 중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범우파 연합론'을 제안한 데 대해 강 의원이 "내가 먼저 한 말"이라고 치고 나오자 "흠결 있는 사람들이 시류에 의해 우파연합을 얘기하면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겠느냐"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 대표는 "나는 대통령을 나오려다 안 될 것 같으니 당권으로 방향을 돌리는 식의 얍삽한 정치는 하지 않는다"며 대권에서 당권으로 선회한 강 의원을 비꼬기도 했다.

'미래모임' "자기혁신 통한 '자생적 외연확대'가 집권의 길"

한나라당 집권을 위한 최대 과제로 '변화'를 꼽는다는 큰 틀에서는 '미래모임' 주자(권영세, 남경필, 임태희 의원)들과 이 대표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각론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

외연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공천이나 당직을 고리로 호남의 지지를 얻어내려 하는 이 대표의 '인위적인 방법론'은 한마디로 "구식"이라는 것이 '미래모임' 내의 기류다. 이들은 '기득권 세력', '부패정당' 등 스스로 부정적 꼬리표를 떼 내려는 '자기 혁신'을 통해 "중도층의 자발적 지지를 이끌어 내야" 집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간 두 차례 열렸던 주자 간의 토론회 후 권 의원은 "한나라당이 먼저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진정성을 보임으로써 스스로 연합이 되도록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선자강 후연대론'에 미래모임 후보들끼리 합의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연대부터 주장하는 것은 아주 작위적이고 정치공학적인 발상"이라며 이 대표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그간 "당의 개혁과 변화를 꾸준히 주장해 온" 자신들이 당권을 잡아야 한나라당은 물론 '보수 전반의 대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남 의원은 "당의 개혁을 부르짖고 시대정신에 충실하려 했던 우리가 당권을 잡을 때 국민들도 한나라당의 미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당장 현안이 된 사학법 재개정을 두고도 "사학법이 급식법 같은 민생 법안 처리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당론을 치받았다.

'짧은 정치경력'은 오히려 장점이라고도 한다. 권 의원은 "선진화를 화두로 삼을 한나라당의 새 리더십은 민주화 시대의 갈등과 산업화 시대의 모순에서 자유로운 세대가 돼야 한다"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 대표와 '민정계'인 강 의원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날렸다.

▲ 전여옥 의원ⓒ연합뉴스

전여옥 "'대선 전쟁' 앞두고 '강한 한나라' 돼야"


전 의원은 연령과 선수로 치자면 '소장파'에 가깝지만 이들과는 전혀 다른 '집권론'을 설파하고 있다. 전 의원의 구호는 '강한 한나라'다.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승리로 가는 그 길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마다않고 권력을 잡은 저들과의 길고도 치열한 싸움"이라고 말했다. 여권과의 '전쟁'을 대비해 한나라당이 강해질 것을 주문한 것이다.

전 의원 역시 '자강'을 위해 '혁신'을 주장하지만, 이는 외연확대와는 층위가 다른 혁신이다. 지방선거 당선자들을 감시하기 위한 국민 모니터단 구성, 공천 총량 점수제 도입, 국정운영 전반을 검토하는 '대한민국 119 위원회' 구성 등 변화 보다는 '자기 검열'에 중점을 둔 것이다.

전 의원은 "피 흘리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가시덤불을 헤쳐 나가겠다. 죽기를 각오하고 대선의 지뢰밭을 앞장서서 나가겠다"며 '대선 전쟁'에서 강하게 맞설 수 있는 자신의 '투지'를 선택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