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쌀과 비료 등에 대한 대북 무상원조를 계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1일 오전 한나라당 김영선 대표에게 북한 미사일 위기에 관한 현안을 보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했던 이정현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미사일을 쐈는데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넘어가지는 않겠다"며 "쌀과 비료 등에 대한 지원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배석자 역시 이 장관이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 현재 진행 중인 개성공단 사업 같은 경우는 몰라도 추가 지원은 어렵지 않겠냐"며 "쌀이나 비료를 무상으로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상황이 계속 좋지 않은데도 경협을 계속한다는 말부터 미리 말하는 것은 국민의 불신을 자아낼 수 있다"고 우려하자, 이 장관은 "경협을 계속하느냐 여부보다는 미사일 발사를 저지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무조건 북한을 안심시키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미사일을 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북한에 분명히 알리고 실제로 발사했을 경우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사일과 관련한 위성사진을 판독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이를 '인공위성'으로 파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자가 한 말일 뿐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질의응답이 1시간 여 진행되는 동안 "국민들은 불안에 떠는데 정부는 6·15 준비에만 정신이 팔렸다", "판독 결과가 확실치 않으면 가만히나 있을 것이지 인공위성이라며 북한은 왜 감싸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책이 빗발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장관은 "한나라당이 정부가 모든 것을 잘못하는 것처럼 말하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잘못된 시그널을 주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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