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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아 미선아 황새울만은 지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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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순아 미선아 황새울만은 지킬게"

여중생 사망 4주기…추모집회 열려

경기도 파주에서 미군 장갑차에 치어 효순· 미선 두 여중생이 사망한 지 벌써 4년이 됐다. 13일은 이들이 숨을 거둔 지 정확히 4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 평택 범대위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평통사) 등은 서울 광화문의 열린시민공원에서 '제81차 반미연대집회'를 열어 '미선이· 효순이 추모식'을 치렀다. 이날 추모식은 30명 남짓한 사람들만이 모인 가운데 조촐하게 열렸다.

공교롭게도 13일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토고전이 열리는 날. 가까운 서울시청 광장에서는 응원곡이 들려오고 있었고 이미 월드컵 상징물로 도배가 된 광화문 일대에는 붉은 응원복을 입은 시민들이 넘쳐나 조촐한 추모식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우리는 어느새인가 이들의 죽음을 잊어버렸다"
▲ 두 여중생의 영정에 헌화를 하고 있는 한 집회 참가자 ⓒ 프레시안

2002년에도 월드컵 열기에 묻혀 한 계절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알려지기 시작한 죽음이건만 4년이 지난 다음에는 거의 기억에서 지워져 버린 듯했다.

이날 집회의 한 참가자는 "사실 월드컵 때문에 효순이· 미선이를 잊어버린 것이 아니고, 어느새인지도 모르게 우리 모두 이들의 죽음을 잊어버렸다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통사의 김종일 협동처장도 "아직까지 명확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고 있지 않다"면서 "사건의 진실을 낱낱이 밝혀 미국 정부와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내고 나아가 미군이 초법적 특혜를 누리고 있는 근거인 SOFA(한미 주둔군지위협정)를 개정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자"고 강조했다.

"변하지 않는 건 월드컵 광풍과 무책임한 정부 뿐"

범민련 서울본부의 김규철 의장은 "꽃다운 두 여중생이 미군의 장갑차에 처참하게 깔려죽은 지 4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오만한 부시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고 평택 미군기지 확장, 한미 FTA 등의 민족을 말살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의 사회를 맡은 평통사의 박종양 간사는 "두 여중생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야 했던 그때도 월드컵 열풍에 온 나라가 난리였다"고 회상하면서 "변하지 않은 것은 월드컵 광풍과 무책임한 정부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그때는 미선이와 효순이의 한을 풀어주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막아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김규철 의장은 최근 평택 사태와 관련해 "미국을 위해 동족을 무자비하게 내모는 것은 여중생 촛불 투쟁에 힘입어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도 마찬가지"라며 "파랗게 자란 이삭밖에 없는 들판에 '군사시설'이라는 팻말 하나 세우고 주민들을 몰아냈다"고 비판했다.
▲ 집회 참가자들이 두 여중생의 영정 앞에 헌화한 뒤 묵념을 하고 있다. ⓒ 프레시안

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여중생 촛불 투쟁에 힘입어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이 위헌적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평택기지 이전을 수용함으로써 한국은 미국의 신군사전략의 길잡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참여자들은 이어 "기지이전 비용 전액을 우리가 부담하고, 주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농토를 강제로 빼앗는 야만적 국가폭력을 간과할 수 없다"며 "국민여론을 철저히 무시하는 노무현 정권에 맞서 우리의 모든 것을 던져 결연히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효순이, 미선이를 잃은 우리, 황새울까지 잃을 수는 없다"

이들은 "효순이, 미선이를 잃은 우리, 황새울까지 잃을 수는 없다"는 구호가 새겨진 선전물에 촛불 모양으로 된 도장을 찍은 뒤 두 여중생의 영정에 헌화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두 여중생이 목숨을 잃었던 경기도 양주의 사고현장과 추모비를 순례했다.
▲ 한 집회 참여자가 "효순·미선이를 잃은 우리, 황새울까지 잃을 수는 없다"라는 내용이 새겨진 선전물에 촛불모양의 도장을 찍고 있다. ⓒ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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