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권 둘러싼 알력 심화될듯

"소장파, 세력화해 당내 갈등 조장" 비판

내달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 갈등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각 대권주자 진영 간에 물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소장·중도 그룹이 독자 세력화 조짐을 보여 당권을 둘러싼 알력이 심화된 것이다.
  
  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김정훈 의원이 "당내 일부 의원들이 전당대회를 대비한 모임을 가지면서 당내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며 전날 열렸던 당내 소장·중도 그룹 연석회의를 정면 비판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수요모임'이 주도한 이 연석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 등 주요 대권주자 진영에서 당권마저 독식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제 3세력'이 단일 후보를 내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김 의원은 "이들은 좋은 뜻을 얘기하고 있지만 결국 지도부에 도전하려는 수도권 초재선 의원들끼리 후보 단일화를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지금은 당내 갈등을 조장하기에 앞서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왜 압승했는지를 잘 살펴서 국민이 원하는 부분을 해결하는 데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수요모임' 소속인 김명주 의원이 "그 말에 대해서는 할 말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이재오 원내대표가 "토론은 비공개 회의에서 하라"며 말을 막아섰다.
  
  이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표를 모아준 의미를 생각해 더욱 더 겸손하고 성실하게, 그러나 조용하게 전당대회를 치르고자 하는 것이 당 지도부의 입장"이라며 당내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을 차단하려 애썼으나, 공격을 당한 소장파 측은 "사견을 갖고 공식 회의에서 동료 의원들을 비난하는 김 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