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군의 아프간 철수를 강요하기 위해 캐나다 내에서 대규모 테러 활동을 계획했던 이슬람교도 17명이 지난 주말 체포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6일 보도했다.
특히 체포된 테러용의자 중 1명은 테러 활동의 일환으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를 참수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경찰은 지난 2일과 3일 캐나다 역사상 최대의 대테러작전을 펼친 끝에 캐나다 국적 또는 영주권을 가진 남성 이슬람 교도 17명을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 5명은 18세 이하의 미성년자였으며, 이들에 대해서는 주요 도시 폭파, 테러요원 양성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캐나다 경찰은 앞으로 용의자가 추가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용의자 중 1명인 스티븐 챈드(25)는 하퍼 캐나다 총리의 참수를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찬드의 변호사인 개리 바타사르는 6일 토론토의 한 법원에서 기자들에게 "찬드가 캐나다 총리의 목을 베길 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바타사르는 또 자신이 본 검찰의 기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사주를 받고 총리 참수, 인질 납치,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 의회 공격, 터론토의 캐나다방송공사(CBC) 등 주요 건물과 전력망 파괴 등을 계획한 것으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테러 활동을 계획한 이유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아프간에 파견된 캐나다군의 철수를 관철시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이날 체포된 용의자 17명 중 15명은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청문회 날짜를 잡기 위한 심리를 위해 터론토 서북부에 있는 한 법원에 출두했는데, 법원 주변 건물 옥상 등에는 경찰 저격수가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심리에서 용의자 대부분의 보석청문회 날짜는 오는 12일 잡혔으나 폭약 운반범으로 지목된 샤리프 압델할렌(30) 등 일부는 7월 4일로 결정됐다.
캐나다 경찰은 압델할렌 등이 폭약 원료로 쓰이는 질산암모늄 3톤의 운반을 담당했다고 밝혔다. 질산암모늄은 비료의 일종이지만 석유와 혼합하면 강력한 폭약이 된다. 지난 1995년 168명의 사망자를 낸 미국 오클라호마 주정부청사 폭파사건 때도 바로 이 폭약이 쓰였는데 3톤은 그때 사용된 양보다도 많은 것이라고 로이터는 밝혔다.
또 캐나다 신문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들 테러용의자들은 터론토 북부의 삼림지역에 테러요원 양성소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들 테러용의자들은 각자 독방에 갇혀 있으며 가족면회와 집단예배, 변호사와의 단독접견도 금지돼 있다. 이에 따라 용의자의 변호인단은 공정한 재판이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의 이슬람교도는 전체 인구 3300만 명 중 약 2%에 이르며, 캐나다 내 이슬람지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슬람사회가 공격의 포젹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존 볼튼 유엔대사는 6일 폭스TV외의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용의자 체포는 전화 도청, 인터넷 감시 등 2년에 걸친 경찰의 추적 끝에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보기관의 영장 없는 도청 행위 문제를 의식한 듯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시민들이 정보기관의 도청행위는 사생활 침해나 정당한 활동을 감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테러조직을 색출하기 위한 것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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