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북한에는 월드컵 마케팅은 물론이고 월드컵에 관한 보도조차 거의 없다고 소개하며 월드컵 개막일인 내달 10일에 평양으로 출발하는 9일짜리 관광상품을 소개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더 타임스>의 이같은 보도는 결국 '모르시는 말씀'이 돼버렸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AGAIN 1966' 카드섹션을 <조선중앙TV> 화면을 통해 목격했던 북한 주민들은 4년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월드컵을 조용히, 그러나 열렬히 고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민들의 이같은 욕구를 외면할 수 없었던 북한 당국이 내놓은 해법은 '월드컵 광풍지대'인 남측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이에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는 29일 남측 방송위원회에 2006 독일월드컵의 주요 경기를 북한에서도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북한이 월드컵 중계방송의 협조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계권·광고료 문제로 협의 쉽지 않아
이에 대한 정부의 일차적인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동아시아축구대회 등에서 방송위원회가 북측의 중계 요청을 받아들여 지원했던 경험을 들어 그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대한축구협회 등 관련 기관의 협조를 얻어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FIFA의 마케팅 대행사인 인프런트사(社)와 전파의 북한 송출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할 방침이다.
그러나 FIFA 등과의 협의에 나서야 할 방송위원회의 입장은 그리 간단치 않다. 월드컵은 아마추어 경기인 올림픽이나 동아시아축구대회와는 달리 막대한 중계권료와 광고료가 오가는 프로 경기이기 때문이다.
중계권과 관련해 한국을 대표하는 '코리아풀'은 인프런트에 2500만 달러(약 236억 원)를 지불하고 독일 월드컵의 국내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는데, 북한이 남측을 통해 간접 중계된 화면을 받는다 하더라도 일정한 비용을 내야 한다고 인프런트가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도 개막 때까지 시간이 다소 촉박해 인프런트와의 협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이에 정부는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방송에 따른 광고수입이 있을 수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최소한의 상징적 비용과 방송 송출에 필요한 위성 임대료 등 기술적 비용만 부담한 후 남측이 제공하는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인프런트를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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