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납북자 요코타 메구미의 딸로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김혜경(18) 양과 고교생 때 납북된 김영남 씨의 국내 가족에 대한 유전자를 감정한 결과 이들이 혈연관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대검찰청의 DNA 검사결과 "김영남 씨의 어머니인 최계월(82) 씨와 김혜경 양이 유전학적으로 친조모-손녀임을 배제하는 결과는 찾을 수 없었으며 친조모-손녀 간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서울대학교 의대 법의학교실의 검사결과도 "김혜경 양이 최계월 씨의 손녀임을 배제할 수 없으며 두 사람이 조모-손녀의 혈연관계일 확률이 높다"는 소견이었다며 그 가능성이 98.6%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1978년과 1977년에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남 씨와 요코타 메구미가 북한에서 결혼해 김혜경 양을 낳았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 당국자들은 2002년 9월 평양에서 메구미의 딸이라는 김혜경 양을 만나 DNA 검사를 위해 혈액·머리카락 등 시료를 확보했다. 그 뒤 일본은 메구미의 남편이 김영남이라는 정보를 토대로 한국에서 그의 어머니 최계월 씨의 시료를 확보해 검사한 결과 김 양이 김영남과 메구미의 딸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난 4월 초 발표했다.
일본은 그후 4월 11일 김 양의 혈액샘플을 우리 정부에게 넘겼고, 정부는 대검과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등을 통해 김영남 씨의 국내가족과 DNA를 대조하는 작업을 벌였고 26일 이같은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감정결과를 이날 김영남 씨의 어머니인 최계월 씨 등 국내 가족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일본 정부에도 통보할 예정이다.
김영남-메구미 결혼설이 우리 정부에 의해서도 사실상 확인됨에 국내 납북자 가족 단체를 중심으로 김 씨의 송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다른 납북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김씨 문제를 480여 명의 납북자 송환 추진에 포함시킨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국내외적 관심사인 김 씨 문제를 지난 4월 21∼24일 열린 제18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제기해 북측으로부터 "해당 기관에서 구체적으로 조사중"이라는 답변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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