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상으로는 피습을 당한 후 봉합 수술을 한 상처가 드러나지 않는다. 박 대표의 귀 바로 아래부터 턱 선까지 살색 반창고 테이프가 길게 붙어 있어 자상(刺傷)의 길이 정도만을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박 대표는 치료를 위해 켜 놓은 스탠드 등 탓인지 두 장의 사진 모두에서 눈을 감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엿새째 취재가 제한되자 사진이라도 공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요구 때문에 사진을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은 병실에 출입이 허용된 비서진 중 한 명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었다.
기자들의 요구를 유정복 비서실장이 박 대표에게 전달하자 박 대표도 흔쾌하게 허락했다고 한다. 사실, 박 대표 측으로서는 공개를 꺼릴 이유가 없다. 피습 사건 이후 박 대표에게 집중된 여론의 관심을 계속 이어갈 수 있고, 상처를 입은 박 대표의 모습이 눈으로 확인됨에 따라 '병상정치'의 효과도 배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24일에는 박 대표가 직접 "마음은 항상 후보들과 함께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 보냈고, 25일에는 "박 대표 사건을 통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여대생의 위로 편지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처럼 박 대표의 '병상정치'가 연일 주목을 받는 가운데, 29일 전후로 예상되는 박 대표의 퇴원 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며칠 전만 해도 박 대표의 주소지가 대구로 돼 있는 만큼 선거일 투표는 무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선거에 대한 박 대표의 관심이 높아 퇴원 직후 접전지인 대전을 경유해 선거 당일 대구에서 선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적잖다는 것이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에 박 대표의 한 측근은 "박 대표가 움직일 경우 취재 경쟁으로 혼잡을 빚을 수 있고 선거운동을 한다는 의심을 살 수 있지 않겠냐"면서도 "박 대표가 가겠다면 말릴 수는 없고 또 선거를 이겨야 한다는 박 대표의 의지가 강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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