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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얄밉냐고? 오히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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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안철수 얄밉냐고? 오히려 고맙다"

"박근혜 사과, 환영한다"… 온·오프라인 '타운홀미팅' 열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4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사과 발언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문재인의 동행'에 참석해 "박 후보께서 5·16, 유신,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과를 하셨다. 아주 힘든 얘기였을 텐데 참 잘 하셨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박 후보는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의 사과 발언에 대해 "우리 역사를 이제 좀 제대로 정리해서, 정말 국민을 화합하고 통합해가는 출발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수장학회 문제, 장준하 선생의 사인규명 문제 등이 앞으로 남아있는데, 오늘 사과가 그런 문제까지도 풀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지난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후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단일화 성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질문에 문 후보는 "안 후보 역시 이명박 정부의 국정파탄을 보면서 새누리당 정권의 집권연장만큼은 반드시 막아야겠다하는 생각 때문에 출마를 고심했고 결심했다"며 "걱정말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대세일 때마다 정치적 발언을 하는데 얄밉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오히려 고맙다"며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렸고 정치에 무관심했던 무당파에 정치 관심을 가지게 했다"고 답했다. 또 "안 후보가 지지받는 자체가 기성정당에 대한 엄청난 자극을 주고 있다"고 안 후보를 높이 평가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국민들로부터 정책을 듣는 타운홀미팅을 열고 참가한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노무현 시대와 시대정신이 다르다. 2002년 대선 때는 정치적 민주주의를 제대로 해내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이를 뛰어넘은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라며 "그 분이 새시대의 맏형이 되려다가 구시대의 막내가 되었는데, 저는 드디어 제가 새시대의 맏형이 될 것이라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자신이 민정수석을 하며 목격했던 '칸막이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 당시 외교안보, 국방부 사람들만 모여서 결정하다 그게 국내에서 문제가 되면 그때야 비로소 정무분야 참모들이 대책을 논의했다. 한미 FTA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칸막이를 허물고 오히려 정책 결정과정에 비전문가들, 일반 국민들도 함께 참여해서 논의하는 과정 필요하다"고 밝혔다.

타운홀미팅으로 직접 민주주의 '예행연습'

이날 타운홀미팅은 평소 시민의 정치 참여를 강조했던 문 후보는 이날 직접 민주주의를 미리 체험해보는 시간의 의미로 개최된 것이다. 이는 '국민명령 1호(www.peopleorder.net)'에서 제안된 정책을 놓고 후보와 시민이 토론을 벌이고 함께 정책 공약을 수립하기 위한 자리였다.

문 후보는 "대의 민주주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번씩 다가오는 선거 때마다 주어진 후보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는 민의를 충분히 담지 못하므로 직접 민주주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그 방법이 타운홀미팅과 같은 소통이며, 정책만드는 과정에서 함께 참여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운홀미팅은 지역 주민들이 정책결정권자나 선거 입후보자들과 만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개토론을 말한다,

행사장에는 문 후보의 정책 멘토로 신청한 40여 명의 '시민 멘토'가 참석했으며, 황석영 작가도 시민 멘토 자격으로 와 눈길을 끌었다. 문 후보는 사전 접수된 질문에 대한 질의응답과 아울러 현장 시민멘토의 정책제안을 듣고, 개인 인터넷 방송 운영자들과도 온·오프라인 대담도 나눴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 투표 시간 연장 ▲ 증세를 통한 간접세 비중 감소 ▲ 장애인 의무고용제 점검 ▲ 기초과학기술분야 국가연구소 고용 확충 ▲ 과학기술부 부활 ▲ 여성 화장실 부족 문제 해결 등을 다짐했다.

온·오프라인 동시에 타운홀미팅이 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행사 참석자 및 인터넷 방송 누적 시청자 수는 6만 4000여 명이다.

문 후보는 지난 8월23일 국민명령 1호 공모전을 시작으로 시민과의 '정책동행'을 전개하고 있으며, 국민명령 1호에는 한 달 만에 2400여 건의 정책제안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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