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6자회담을 진행하는 동시에 북한과 평화조약 협상을 할 용의가 있으나 그에 앞서 북한은 협상테이블에 복귀하고 핵포기 결정을 입증해야 한다고 부시행정부 고위관리들이 밝혔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미국이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와 관련, "북한에 대한 접근법은 항상 같다.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한 뒤에야 진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후의 조치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도 미국은 북핵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북한의 회담 복귀를 위한 새로운 유인책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임을 입증한다면 대북 관계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우선 북한이 회담에 복귀해 (핵무기 포기라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지금까지와는 다른 관계 구축의 실현을 "북한은 기대할 수 있다"고 매코맥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에 앞서 미국 정부 관계자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 평화협상과 북핵 6자회담의 병행 등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미 정부는 9.19 북핵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며 "공동성명엔 적절한 별도의 장을 통해 평화체제를 논의한다는 전반적인 합의가 있다"고 말했다.
어차피 안 될 것…성의 표시나 하자?
한편 로이터 통신은 부시행정부 관리들의 이같은 발언은 '새로운' 대북 접근법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에 대해 부시행정부가 북한을 협상테이블에 복귀시키고, 6자회담 교착이 미국측 책임이라는 아시아 동맹국들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최소한 미국측의 강조사항에 약간의 변화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존 울프스탈 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입장은 협상의 "순서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과 평화조약 협상의 동시진행은 "북한의 요구사항에 대해 미국이 내줄 수 있는 몇 가지 중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북한에 대해 물질적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움직임은 "부시행정부가 (북핵문제와 관련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동아시아의 외교게임에서 밀리고 있고, 나아가 국제사회에서 미국도 북한만큼이나 고집불통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최근 부시행정부의 고위 관리 2명과 인터뷰한 결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으며 부시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는 2009년까지는 어떠한 진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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