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시위자들에게 제대로 된 법집행 의지 보여야"
박 대표는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평택 시위가 반미 시위로 변질되기 전에 정부가 엄격하게 시위를 막으려고 했어야 하는데 안이하게 대응해 사태가 악화됐다"며 시위 가담자의 엄단을 거듭 촉구했다. 박 대표는 "시위와 관련해 검거한 인사들 중에서도 핵심 인사들은 다 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주민 대책과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농사짓던 땅을 쉽게 떠날 수야 있겠냐"며 "큰 국책 사업을 두고는 주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이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미 FTA 협상에 대해서는 "국민 경제 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정이기 때문에 우리에겐 기회도 위기도 될 수 있다"며 "개방화 시대에 우리만 뒤처질 수는 없지만 협상을 하는 동안 국익을 최대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상 시한 연기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정한 상반기까지 해결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나 그때까지 안 된다고 시한에 쫓겨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현 정부의 정체성을 '좌파 신자유주의'라고 설명한 데 대해서는 "좌파 신자유주의가 무슨 말이 되냐. 나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좌파도 아니고 우파도 아니라고 하면서 좌 깜빡이 넣고 어떨 때는 우로 가겠다고 하니 더 혼란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한미 FTA 추진하는 것을 보면 잘한 일이라고 생각되고 좌파가 아닌 것 같은데 기업 규제를 엄하게 하고 성장보다는 분배로 가려고 하는 것을 보면 또 좌파인 것 같으니, 상당히 혼란스러운 정권"이라고 말했다.
"개헌은 2008년 총선 이후 논의…2012년이 좋을 듯"
박 대표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대선과 총선이 겹치는 2012년이 좋은 시기"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선거가 가까운 지금 개헌을 논의하면 정략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으니 각 당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헌을 할 것인가를 대선 공약으로 내 건 다음 심판을 받아 2008년 총선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박 대표는 현안에 대해서 비교적 막힘없이 답변해 나갔지만 대권경쟁과 관한 질문에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박 대표는 "대권과 관련한 계획 등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전당대회까지 끝나고 나서 적당한 시점에 마음을 정리해서 국민 앞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출마 계획조차 확정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경선에서처럼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박 대표가 이명박 시장보다 유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개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당원도 국민이니 당심과 민심이 조화를 이뤄 결과를 낼 것"이라고 답했다.
'대권 후보를 두고도 외부 영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도 "나를 포함한 누구도 꼭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이 시장이나 박 대표 중 하나로 후보를 단일화하는 '겸양지덕'을 보일 수 없냐'는 질문에는 "정해진 룰이 있으니 참여할 사람은 당원의 심판을 받고 이기면 나가는 것이지 단일화가 겸양지덕에 해당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부정적 태도를 분명히 했다.
"민노당, 차라리 열린우리당과 합당하는 게 낫지 않냐"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의 공조 아래 법안이 통과된 지난 2일 본회의에 대해서는 "유감이 많다"며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박 대표는 "국민들이 날치기를 다반사로 하라고 열린우리당에 과반 의석을 줬겠느냐. 열린우리당은 심사도 제대로 안 한 법을 마음대로 통과시키려고 민주화 운동을 했던 거냐"며 "너무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박 대표는 또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그런 식으로 여러 차례 태도를 바꾸는데 그러려면 아예 열린우리당과 합당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며 "태도가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박 대표는 본회의 상황을 두고 당내와 보수진영에서 '한나라당이 의지가 없었다', '저지 하는 척만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사학법, 국가보안법 등 큰 문제에 대해서는 장외투쟁도 하고 농성도 하지만, 모든 문제를 극한투쟁으로 이겨내려고 하려면 1년 12달 국회가 싸울 수밖에 없다"며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숫자가 모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대표는 당시 자신의 치마 차림을 두고 당내 말이 많은 것을 두고 "치마와 본회의 전략은 관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는 "마치 내가 치마를 입느냐 바지를 입느냐에 통과가 아니냐가 결정되나 싶을 정도로 내 치마에 너무 관심을 갖는데, 나는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아내려 노력한 2주 동안에도 계속 치마만 입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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