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 전쟁이 미 외교정책 최악의 '재앙'으로 끝날 수도 있다며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을 비난했다.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23일자 <뉴욕타임스> 주말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끔찍한 인물임에는 틀림없지만 미국에 대한 급박한 위협이 될 수 없다며 그가 단지 싫다는 게 전쟁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는 부시 행정부가 일방적인 요구와 점령을 통해 민주주의를 강요하면서 민주주의가 '나쁜 이름'이 되고 있다며 자신은 민주주의를 지지하지만 민주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모순어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사람들이 선택을 해야 하고 아래로부터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저서 <강대국과 전지전능국>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에 종교적 신념이 개입되는 것을 비판했던 올브라이트는 "합리적인 것은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논리에 따른 것"이라며 "(국제정치에서의) 합리적 행위자는 손익을 계산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교정책에 신을 끌어들이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며 선악 개념으로 외교정책을 펴고 있는 부시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재임시절 공을 들였던 팔레스타인 문제가 최근에도 풀리지 않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는 심정이 '힘들다'며 "(재임시절) 8년동안 해 왔던 많은 일들이 해결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콘돌리자 라이스 현 국무장관이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프 코벨 전 덴버대 교수의 제자였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아버지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그녀를 좋아한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는 체코 외교관 출신의 이민자였던 아버지가 2명의 미국 국무장관을 가르쳤다는 것은 인상적인 일이라며 부친이 사망했을 때 피아노 모양의 꽃단지를 보내왔던 라이스 장관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녀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한 주일에 세 번씩 운동을 하고 있고 아직도 레그프레스로 180㎏ 정도는 거뜬히 들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제는 나를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말로 재혼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