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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조직력'에 밀리고 '당비미납'에 잡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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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조직력'에 밀리고 '당비미납'에 잡히고

[한나라 서울시장 경선판세]'吳風', 당내에선 꺾였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이 닷새 남은 20일, 맹형규ㆍ오세훈ㆍ홍준표 세 후보 진영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누구도 승부를 자신할 수 없는 접전 구도 속에서 세 후보는 각자 자신들의 지지기반을 살려 막판 스퍼트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맹형규는 대의원, 홍준표는 당원, 오세훈은 국민에 '기대'**

한나라당 경선의 최대 관건은 민심이 당심의 둑을 틀 수 있느냐는 것. 여론조사 상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음에도 당내 경쟁력에 자신이 없는 오세훈 전 의원의 고민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공직자 후보 경선의 선거인단은 지역 단위 당원협의회에서 추천한 대의원 20%, 일반 당원 30%, 일반 국민 30%로 구성되고, 여기에 여론조사 결과가 20%가 반영된다.

그러나 이미 경선을 실시한 다른 지역 실제 투표율을 따져보면 대의원은 최대 80%, 당원은 최대 60%가 표를 행사하는데 비해, 일반 국민은 10% 안팎이 투표장에 나올 뿐이고, 여론조사 결과는 전체 유효득표수에 비례해 반영된다. 결국 경선의 향방을 가르는 것은 '당심(黨心)'이란 얘기다.

세 후보 중 조직이 제일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맹 전 의원 측은 대의원들의 몰표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가 "나는 지난 10년간 당이 어려울 때마다 동고동락하며 한결같이 당을 지켜 온 조강지처"라며 '조강지처론'을 펴는 것도,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대의원 층을 겨냥한 행보다.

홍 의원은 맹 전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력은 약한 편이지만 '당원 호소력'은 가장 강하다고 자부한다. '노무현 정권이 두려워 할 서울시장'을 자임한 홍 의원에게는 열린우리당이 "경악할 만한 한나라당의 비리"라며 이명박 시장의 별장 파티 의혹을 제기한 사건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하루에 한 번 꼴로 국회 기자실을 찾는 홍 의원은 "총풍, 병풍, 안풍 등 당의 위기 상황마다 앞장서 싸운 것이 누구냐"며 여권에 대한 당원들의 반감을 자극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오 전 의원은 조직력 면에서는 열세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당심보다는 민심에 기대를 걸며 일반 국민의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데 부심하고 있다. 오 전 의원 캠프는 19일 발표된 국민 선거인단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 투표를 당부하는 한편,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경선을 이틀간 진행하는 방안을 지도부에 제안하기도 했다.

오 전 의원의 일정 또한 대의원ㆍ당원 설득보다는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 등 미디어를 적극 이용해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오풍(吳風)'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오풍', '당비 미납'에 꺼지나… **

오 전 의원에게 당내 '경선의 벽'이 높다는 것은 오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이 있기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그래도 오 전 의원을 그라운드로 끌어낸 동력은, 오 전 의원이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 '강금실의 대항마'로서 효용성이 입증된다면 '당선 가능성'이 우선 척도일 수밖에 없는 당원들의 표심도 그에게 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있었다. 여전히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는 '오풍'의 강세가 뚜렷한 만큼, 이런 시나리오는 아직도 유효하다.

그러나 경선을 1주일 앞두고 불거진 오 전 의원의 '당비 미납' 문제가 '오풍'이 당으로 옮아가는 길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004년 16대 국회의원 임기 만료 후 정계은퇴를 선언한 오 전 의원이 지난 2년간 당적은 보유하면서 당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오 전 의원은 뒤늦게 밀린 당비를 납부했지만, 지난 연말 개정된 한나라당 당헌·당규는 1년에 3개월 이상 매월 2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한 '책임당원'에게 공직후보 피선거권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당비 미납 문제는 오 전 의원의 후보 자격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나는 출마를 위해 의원직도 버렸는데…"(맹), "당비 내고 책임당원이 된 사람들이 당비 안낸 사람을 후보로 뽑을 수는 없다"(홍)는 등 상대 진영이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오 전 의원은 "당의 선택에 따르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을 따름이다.

이에 오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조직은 눈에 보이지만 민심이라는 것은 수치화될 수 없는 것이라 결과가 나오는 그날까지 우리는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오풍이라도 세게 불면 낙관하겠는데 조금 희망을 보려던 찰나에 당비 문제가 터져 답답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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