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난달 15일과 지난 7일 두차례에 걸쳐 평택시 팽성읍 농민들의 영농활동을 막기 위해 모두 900명의 민간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했고 비용은 1억4천만 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팽성읍 주민들은 국방부의 영농차단 강제집행이 있었던 7일 저녁 농수로 두 곳에 부어놓은 콘크리트를 제거해버려, 국방부의 영농차단 시도는 허사로 돌아갔다.
***7일 강제집행에 용역 750명, 중장비 12대…총비용 1억4천만 원**
10일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일 국방부와 경찰이 평택 팽성읍 대추리 일대의 농수로를 파괴하기 위해 들인 비용은 1억2200만 원이다. 이날 국방부는 경찰을 제외하고도 용역업체 직원 750명과 굴착기, 레미콘 등 중장비 12대를 동원했다. 무전기와 버스 등 용역들이 사용한 장비 임대료도 국방부가 밝힌 비용에 포함되어 있다.
국방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1차 강제집행 당시에도 1800만 원을 들여 민간 용역업체 직원 150명을 고용했다.
결국 국방부는 평택 대추리 주민들의 영농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모두 1억4천만 원의 돈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에 대해 평택 미군기지 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평택 범대위) 관계자는 "국방부가 밝힌 1억4천만 원뿐 아니라 이 사업을 위한 홍보비로 몇 억씩 쏟아붇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진실을 호도하고 용역들을 대거 동원하는 데 억 단위의 돈을 국민혈세로 낭비하는 것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사진1)
***주민들이 직접 나서 하룻밤 새 농수로를 원상태로 돌려놔**
그러나 팽성읍 주민들은 강제집행이 있던 7일 저녁 국방부가 도두리 지역에 있는 농수로 2곳에 부어놓은 콘크리트를 제거하고 농수로를 원상태로 돌려놓았다.
평택 범대위 관계자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 그날 밤부터 새벽 사이에 콘크리트를 모두 제거해 버렸다"면서 "범대위도 다음날 아침까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11일까지도 평택 범대위는 누가 시멘트를 제거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지에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를 막아 주민들의 농사일을 막으려고 한 국방부의 계획은 일단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평택 범대위 관계자는 "국방부와 경찰이 농수로에 콘크리트를 부을 때부터 주민들 사이에는 저렇게 일방적으로 농수로를 막아 놓은 상태에서 비라도 내리면 물이 넘치거나 둑이 터져 미군기지 이전대상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의 농업까지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 "그 주민도 국방부에 대한 분노에 더해 이러한 걱정에서 농수로를 복원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평택 범대위 2명 구속**
한편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10일 미군기지 확장 이전지역에서 국방부의 농수로 폐쇄작업을 방해한 혐의로 팽성대책위원회 홍보부장 장모 씨 등 두 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7일 미군기지 확장이전 지역인 평택시 팽성읍 일대 농지에서 주민의 영농행위를 막기 위해 국방부가 농수로 폐쇄작업을 벌이자 이를 방해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 이들을 포함해 시민사회단체 회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수원지법 평택지원 형사2단독 김덕규 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평택 주민들 탄원서 내**
(사진2)
구속 결정에 앞서 팽성읍 주민들은 지난 9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6명을 위해 탄원서를 썼다. 주민들은 지난 9일 저녁 대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모여 "이들은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고 그저 농민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동네 주민들을 도와준 것밖에 없다"고 탄원서에 썼다.
평택 범대위의 허락을 얻어 이들의 탄원서의 일부를 맞춤법 교정 없이 그대로 옮긴다.
(박스 시작)
판사님, 이게 웬말입니까? 농사철에 시방 물래려와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왜 수로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농사를 방해하는 일을 하다니 말이 되는 일입니까. 경찰도 모자라 용역깡패까지 동원해서 농사를 방해하고 일꾼들을 잡아가는 것은 정부가 잘못해도 대단히 잘못하는 일입니다. 부디 하루빨리 이들을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판사님의 현명한 용단을 기대합니다.
-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이민강 -
이 분들은 평화를 사랑하고 농사를 지어야하는되 농사를 파계하는 것을 보고 뉘라서 분계하지 않으리요. 이 점을 회알이시고 속방하여 주심을 간곡히 당부합니다.
-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방승률 -
우리는 정말 힘들게 땅을 지키고 있읍니다. 이 사람들을 구속 수사하지 말아주세요. 폭력을 휘두른 것도 아니고 그저 농민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동네 주민들을 도와준 것 밖에는 없습니다.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은 대추리 김기옥 -
이 사람들은 농촌을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려운 농촌 일손을 도우며 살아왔습니다. 이들이 잘못이 있다면 농민이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그 신념입니다. 이 사람들을 꼭 풀어주십시요.
- 경기 평택시 팽성은 대추리 방효필 -
(박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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