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부자 1%의 재산이 미국 전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부의 집중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소비자재무조사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04년 현재 미국내 상위 1% 부자 가정의 순자산이 미국 전체 순자산의 3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10%가 자산 3분의 2 차지**
이같은 수치는 지난 95년 조사 당시의 34.6%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01년의 32.7%에 비해서는 다소 높아진 것이다.
이 신문은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98년부터 2001년 사이의 주식 붕괴로 감소됐던 부자들의 자산이 다시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89년의 경우 상위 1% 갑부들의 자산 비중이 30.1%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15년간 미국의 부는 부자들에게 더 집중됐다고 분석했다.
또 상위 1%에서 10% 사이 상류층의 자산은 미국 전체 순자산의 36.1%를 차지해 2001년의 37.1%에 비해 1%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보면 미국인 상위 10%가 전체 재산의 69.5%를 차지하는 셈이 되어 미국 역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FRB가 3년에 한번씩 실시하는 이번 소비자재무조사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400대 부자를 제외한 4,522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서 자산 하위 25% 이내의 응답자 가운데 25%는 2004년에 '번 돈 보다 쓴 돈이 더 많았다'고 대답한 반면, 상위 1% 이내의 부자들 중 그같이 응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부시 감세 정책, 부의 집중 부채질**
이같은 현상은 승자독식(勝者獨食)의 미국식 경제 체제와 양극화를 조장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운용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한 감세 정책의 실패가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미 국세청의 2003년 납세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투자소득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세금 감면 조치로 고소득자들의 세금 납부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3년전 격렬한 의회내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투자소득에 대한 감세조치의 효과와 계층별 영향에 대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문은 1000만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린 고소득자의 세금부담이 주식 배당금과 주식·자산 매각 등 자산소득에 대한 감세로 평균 50만 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100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들이 부시 대통령의 또 다른 감세조치로 50만 달러 정도의 세금을 추가로 감면받았다며 이처럼 세금감면이 잇따르면서 부유층에게 혜택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전했다.
이는 평균 2600만 달러의 소득을 올린 고소득자들이 각종 감세조치로 인해 소득이 20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사이인 납세자들에게 적용된 소득세율과 거의 같은 수준의 세율을 적용받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투자소득에 대한 감세조치로 인한 세금감면액의 70%가 상위 2%에 불과한 고소득자에게 돌아갔다면서 지난 2년간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고소득자들이 더욱 많은 감세 혜택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감세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고소득자들이 투자에 나서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논리로 투자소득에 대한 감세조치를 영구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하원 세입위원회의 찰스 레인절 의원은 "전쟁을 수행중이고 사회보장제도가 정착되지도 않았으며 기록적인 재정 적자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감세는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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