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 업체인 동원수산 소속 선박 1척이 4일 오후 인도양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무장 해적단에 납치됐다.
이 선박에는 최성식 선장을 포함해 한국인 8명과 인도네시아인 9명, 베트남인 5명, 중국인 3명 등 25명의 선원이 승선해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동원수산 소속의 제628 동원호(361t)는 이날 오후 3시40분(이하 한국시간)께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참치잡이 조업중 2척의 보트에 나눠타고 총기를 난사하면서 접근한 8명의 해적단에 의해 납치됐다.
제628 동원호의 피랍 사실은 인근 지역에서 조업중이던 같은 회사 소속의 제619 동원호와 제630 동원호에게 알려져 곧바로 부근에서 작전중이던 네덜란드 군함에 구조요청으로 이어졌다.
구조요청을 받은 네덜란드 군함은 교신을 통해 부근에 있던 미국 군함과 연합해 오후 5시30분께부터 추적을 개시했다.
그러나 해적단은 제628 동원호에 승선해 선원들을 위협, 정선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해 오후 10시께 소말리아 영내로 진입하는 바람에 추적이 중단됐다.
납치된 선박은 소말리아의 오비아 항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 보고를 받은 즉시 소말리아를 관할하는 주 케냐 한국대사관에 현장 대책본부(본부장, 염기섭 케냐대사)를 설치하는 한편 외교부 본부에도 유명환 제1차관을 본부장으로 긴급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동원수산측과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상황 파악 및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특히 소말리아 당국과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해적단의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동원수산 선박이 납치된 지점에서 최근 돈을 노린 선박납치 사건이 빈번했던 점으로 미뤄 선박과 선원을 인질 삼아 금품을 요구하려는 범행으로 보고 있다.
현지에서 사건 수습을 맡고 있는 김종렬 케냐대사관 공사참사관은 "소말리아 인근 해역은 어선은 물론 세계식량계획의 구호물품을 선적한 선박까지 납치됐을 정도로 위험지역"이라고 말했다.
소말리아는 1990년대 이래 내전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재작년 하반기 과도정부가 출범했으나 소말리아 전역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하지 못해 지역군벌이 할거하면서 치안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선박과 선원 석방 교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동원수산 측은 피랍 선박에 승선한 한국인 등 선원 모두가 현재까지는 안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제628 동원호는 서울의 동원수산 본사와 직통전화가 가능하며 해적단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최 선장이 두 차례 전화를 걸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작년 11월 말 출항해 인도양에서 조업을 마치고 올 연말에 귀항할 예정이었다.
한국인 탑승 선원은 ▲최성식(67년생) ▲김진국(67년생) ▲위신환(67년생) ▲황상기(64년생) ▲김두익(70년생) ▲강동현(79년생) ▲이기만(65년생) ▲전종원(67년생) 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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