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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무형문화재 선정에 '보이지 않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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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무형문화재 선정에 '보이지 않는 힘'?

문희상 의원 여동생 지정…손봉숙 의원 "파행적 처리"

최근 문화재청이 인정한 가야금 산조부문 문화재 보유자를 두고 정치권 공방이 벌어졌다. 문화관광위 소속인 민주당 손봉숙 의원은 "무형문화재 선정에 여당 실력자의 힘이 행사됐다"고 주장했고, '실력자'로 지목된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 측은 "터무니없는 의혹제기"라고 반박했다.

***"02년엔 '기량부족'으로 보류, 보완 검증 없이 06년엔 '인정'" **

논란의 당사자는 지난 13일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김죽파 계열의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선정된 이화여대 문재숙 교수.

손 의원은 3일과 4일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에는 기량이 부족한 문 씨가 파행적인 처리 과정을 통해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이 문제를 삼는 것은 크게 세 부분이다.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 23호 보유자로 문 교수와 양승희 한국산조학회 이사장을 동시에 인정했는데 한 유파에서 두 보유자를 인정한 전례가 없다는 점 △2002년 '인정 예고'됐던 문 교수가 '기량부족'을 이유로 인정이 보류된 적이 있는데, 이후 4년간 기량이 보완됐다는 어떠한 검증도 없이 무형문화재로 인정됐다는 점 △문 교수를 인정키로 한 2006년 2월 3일 문화재위원회 회의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개최됐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손 의원은 특히 문 교수의 기량을 문제 삼았다. 손 의원은 '김죽파 선생에게 배웠던 모든 이들은 문재숙의 산조 연주 실력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고 서술한 문화재청의 〈가야금 전승실태 보고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문 교수가 실기 전공이 아닌 국악사 전공자라는 것도 '이론이 아니라 예능 또는 기능을 원형대로 체득ㆍ보존하고 이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자'여야 한다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이처럼 석연찮은 과정에 문 교수의 오빠인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원과 남편인 국가정보원 이상업 국내담당 2차장의 외압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은 3일에는 "본 의원실에서 문화재청으로부터 자료를 제출 받은 지 3일 만에 국정원 직원이 의원실을 2차례 방문하고 담당 보좌진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됐다"고 말했고, 4일에는 "문 의원 측이 여러 명의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3일 기자회견에 대한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무책임한 의혹 제기" **

이에 문희상 의원 측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단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한 것은 무책임한 처사이며 무형문화재의 인정 과정조차 인지 못한 손 의원 측의 무지에서 비롯된 문제제기"라며 "손 의원이 문 의원 본인은 물론, 문 교수와 이미 인정된 무형문화재 보유자들과 한국 문화예술계 인사 모두를 모욕했다"고 반발했다.

문 의원 측은 기자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손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문화재청도 별도 자료를 통해 손 의원 측이 제기한 문제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화재청은 '한 유파에 두 보유자가 인정된 적이 없다'는 주장에는 "2001년 6월 도살풀이 춤 보유자로 2명이 인정 예고된 바 있다"며 "가야금 산조와 동시에 보류돼 왔던 도살풀이춤 보유자 인정도 조만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량에 대한 문제제기에는 "보유자 인정을 위한 기량 조사 보고서 상에서도 충분한 기량과 자질이 평가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손 의원은 "도살풀이 춤은 아직 인정된 것이 아니고, 문화재청이 제시한 기량 조사 보고서는 2001년 자료"라며 "문화재청이 이 같은 논란을 해결할 방법은 즉각적인 공개 재심의뿐"이라고 재반박에 나서, 무형문화재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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