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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자들은 또 다시 싸움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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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기자들은 또 다시 싸움에 나서야 한다"

동아투위 '자유언론 촛불문화제'…동아사태 진상규명 촉구

동아일보 창간일인 4월 1일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는, 1975년 이 신문에서 강제해직된 언론인들이 모여 '자유언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가 '동아 백지광고 사태'와 '동아일보 언론인 강제해직'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지난 17일부터 보름 간 벌여온 천막농성을 마무리짓는 자리였다.

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당시 동아일보에 자발적으로 격려광고를 실었던 시민들이 찾아와 동아투위 언론인들을 격려하고 기자들을 대규모 해직한 동아일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고향의 친구들이 이곳저곳 전해다오, 동아의 탄압을"**

박선용(66) 씨는 백지광고 사태 당시 남대문시장에서 의류 노점을 하면서 한달 가까이 동아일보에 격려광고를 냈다. 광고문은 "고향의 친구들아 이곳저곳 전해다오. 동아의 탄압을 - 구천동에서 선용이가", "광고탄압은 국민탄압이다. 총궐기하여 동아를 지키자-무주구천동 애국자" 등이었다.

이날 박씨는 31년 전에 동아일보로부터 받은 '격려광고 감사패'와 메달을 갖고 나왔다. 감사패 한켠에는 당시 박씨가 냈던 격려광고가 오려져 붙여 있었다.

그는 "이 광고가 3천 원, 요 옆에 좀 큰 건 1만 원짜리 광고였다. 한달 동안 30만 원 정도를 동아에 보냈다. 당시 이층 집 좋은 게 500만 원 하던 시절이었다. 이 메달은 당시에 한달 정도 광고한 사람에게 준 것이다. 당시 광고국장인 김인호 씨가 노점 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 텐데 격려광고 내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정보부 사람들이 회사 앞에서 지키고 있어서 광고를 실으러 갈 때 신문팔이로 변장을 해야 할 정도로 엄혹하던 시절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격려광고를 실은 이유에 대해 그는 "언론의 입을 막으면 국민은 숨도 못 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동아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동아일보는 제일 나쁜 것을 제일 좋은 것이라고 속이는 나쁜 신문"이라며 "요즘도 전철에서 동아일보나 조선일보를 보는 사람이 있으면 화가 나서 싸운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이후 동아일보가 보인 행적을 생각하면 격려광고비를 100% 다 돌려받아야 함은 물론, 내가 마음고생한 것까지 보상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1,2)

***"사람은 내쫓고 영광을 가로채는 역사를 반복하는가"**

또 이날 문화제에는 〈일제하 민족언론사론〉의 저자 최민지 씨가 나와 "동아일보는 민족독립과 자유언론을 위해 애쓴 기자들을 내쫓고 그 영광을 자신의 것으로 돌려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달려있던 일장기를 지운 일장기 말소사건을 들어 "당시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는 손기정 선생의 가슴에 달려 있던 일장기를 지운 이길용 기자를 '성냥개비로 고루거각(高樓巨閣, 높고 큰 누각과 집)을 태워버렸다'며 심하게 꾸짖고, 관련된 기자 13명을 전원 해고했다"며 "그러나 지금 동아일보는 이 사건을 마치 신문사가 결행한 장렬한 투쟁인 듯 내세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 해방 후에도 동아일보는 일제 하에서 터득한 수법을 유감없이 발휘해 동아사태 당시 기자 131명을 전원 해고하고 독재권력에 투항했다"면서 "그런데도 이들의 투쟁이 자신의 것인양 치장하고 있을 뿐더러 사태의 경위도 밝히지 않고 해고한 기자들에 대한 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사죄하고 거듭나는 것이 동아일보가 사는 길"**

문영희 동아투위 위원장은 이날 촛불문화제에서 "3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정부가 진상규명에 나서지 않는 것은 언론권력을 그만큼 두려워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제라도 정부가 직접 나서서 동아사태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나서서 당시 청와대 또는 중앙정보부와 동아 사주의 공모 여부, 사원 축출과 광고탄압 해제의 관계 등과 같은 의혹들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동익 동아투위 위원은 "6월 민주항쟁 등의 격랑을 거쳐 언론자유를 이룩해 놨더니 이를 사주만을 위한 언론자유로 변질시켰다"면서 "우리는 지금 수구반통일 신문으로 낙인찍힌 동아일보를 살리기 위해 동아에 대해 사죄하고 거듭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사태 당시 동아일보 기자로 강제해직당했던 이부영 전 의원은 "지금 동아 후배들이 동아투위의 정신을 이해한다면 동아를 살리기 위해 또다시 싸워야 한다"고 기자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진 3,4)

***'포럼 독립언론' 출범**

동아투위는 이날 촛불문화제로 동아일보 사옥 앞 천막농성을 마무리하며 '포럼 독립언론(가칭)'을 출범시켰다.

문영희 동아투위 위원장은 "한국 언론은 언론사주와 대기업 광고주라는 자본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책임 있는 독립언론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지난 30여 년 동안 자유언론과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 온 동아투위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포럼 독립언론'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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