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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의 샤머니즘과 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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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의 샤머니즘과 종교

서길수 교수의 '알타이 답사기' 〈14〉

***알타이의 샤머니즘과 종교**

알타이를 답사하다 보면 샤머니즘과 관계된 요소들이 아주 많다. 그렇기 때문에 알타이를 이해하는 데는 샤머니즘에 대한 간단 지식이 필요하고 아울러 전통적인 샤머니즘 이후 들어온 라마교, 러시아정교, 이슬람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알타이의 전통적인 종교는 범신론의 특징을 갖는 샤머니즘이다. 알타이 사람들은 온 누리가 하늘(天上), 땅(地上), 땅속(地下)로 나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신인 빤테온의 머리에는 두 형제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울리겐(울-쿠르부스탄이라고도 한다)이고, 다른 하나는 에를릭(땅속세계의 지배자)이다. 중요하고 훌륭한 신과 영혼들은 울리겐과 함께 하늘에 살고, 땅 위는 일반적인 인간이 산다. 하늘나라의 신들은 모두 인간들과 가까워 인간의 영혼을 보호해 준다. 반면 땅속세계에는 괴물이라 부르는 악한 것들이 있어 영혼과 신, 그리고 사람들을 해치려 다가온다.

알타이 사람들은 하늘의 신은 매우 가깝고 존경스러우며 종족의 영혼이라고 생각한다. 땅의 신(에예)은 산과 샘, 강, 평원 같은 모든 자연을 지배한다. 이런 에예는 자신의 가족과 함께 살며 보통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 사람의 모습으로 나타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산맥의 주인인 뚜-에예지는 여인 모습으로 자주 나타나는데 사냥꾼과 사랑하는 관계로 등장하고, 가끔 백발의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알타이 사람들은 살아 있는 자연에 많은 영혼과 신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산, 시냇물, 집안의 아궁이, 가족, 집에도 모두 신과 영혼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알타이인들은 산맥을 따라 산의 영혼이 흐르고 있는 것에 대해 신에게 감사하고, 깨끗한 물을 보존하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드린다. 알타이인들이 감사를 표시하는 기도 가운데 특징적은 것은 나무에게 기도를 드리고 하얀 리본을 매다는 것이다. 이런 나무를 샤머니즘나무라고 부른다. 만약 영혼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면 일반인들은 슬픈 일을 겪게 되고, 악에 이끌려 불행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알타이인 들은 외부세력에 대해 민감하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가톨릭과 러시아 정교가 들어오고, 투바와 몽골에서 불교(라마교)가 전해졌다. 19세기 말, 러시아 정교는 강하고 위력 있는 국가와 같은 종교였기 때문에 알타이인들은 러시아 정교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톨릭은 본래의 정신을 되살리지 못하고 샤머니즘과의 결합하여 겨우 유지할 수가 있었다. 몽골의 불교는 알타이인들과 쉽게 가까워질 수가 있었다. 그래서 민간의 신화, 전설, 연극 같은 것에 불교적 요소가 많이 나타난다. 20세기 초가 되면 두 개의 사상이 충돌하게 된다. 북 알타이에서는 러시아정교가 전파되었고, 남 알타이에서는 라마불교가 성행했으며, 카자흐족에 의해 이슬람교도 등장했다.

라마교의 근본에는 알타이 민중을 구원할 구원자의 재림에 관한 역사적 신화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 때 구원자의 임무는 오이로트인이 맡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오이로트칸국(汗國)을 건설 할 수 있도록 기원했다. 알타이 라마교는 현실 역사에서 이루지 못한 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라마교는 고향, 자연, 나라(한-알타이, 데에르-수 "땅-물")와 종교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라마교에서는 엄격한 지배자에게 호의를 갖는 형태를 가졌다. 이런 라마교는 새로운 종교와 나라에 맞는 새로운 사상을 만들었다. 샤머니즘에 대항한 라마교는 흰 종교(알타이 말로은 '악 이안')라는 이름 얻었다. 성직자가 갖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흰 종교를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것이다.

샤먼들은 병자들에게 치료제라 불리는 검은 원기를 넣어준다. 알타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영혼을 통해 사람이 치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부유한 젊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노인을 희생 시키는 행위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지금도 중년의 알타이인들은 명절에 전통의상을 입고, 산에서 기도를 드리며 소원을 빈다. 서민적 명절에 알타이 사람들은 아침부터 산에 올라가서 기도를 하고 노래를 부른다. 기도가 끝난 뒤 그들은 땅의 원기를 잡기 위해 계속 방향을 바꿔가며 눕는다. 불 주위에서는 전통적인 알라스를 행하는데, 이것은 불로 예배 장소를 새로 지어 신에게 바치는 식을 하는 것이다. 알타이 사람들의 관념에 따르면 불은 추악한 것을 없애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 바위그림 ③ : 청동기의 수레

여기서는 안쪽으로 들어가 산등성이를 타고 조금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경사가 없는 길이가 힘들지 않다. 위로 올라가는 도중에서 여러 가지 바위그림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꼭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2개 있다. 하나는 한국에서 1995년 4월 11일~7월 2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알타이문명전'을 열었을 때 펴낸 도록 표지에 나온 그림이다. 바로 길 위에 있는데 잘 못하면 밟고 지나갈 정도이다. 뚜르크식으로 새긴 것인데 긴 뿔이 달린 사슴이 마치 하늘로 뛰어오르는 것처럼 역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힘차고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다른 하나는 길 오른쪽 벼랑 쪽인데 수레가 그려져 있다. 수레는 바퀴와 말을 마치 평면도처럼 그렸는데, 이 그림은 청동기시대 때 수레가 일반화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그림이다.

〈그림 21)〉 바위그림 ③-1

* 바위그림 ④ : 중앙 제단의 파노라마

바위그림에서 몇 십 미터만 가면 바로 앞을 가로막는 바위벽이 나타나는데 여기에는 이 산에서 가장 웅장한 스케일을 가진 그림이 있는 곳이다. 아마 알타이에서 발견된 200곳이 넘는 바위그림 가운데서도 가장 빼어난 바위그림 가운데 하나 일 것이다. 예상대로 이곳은 바로 제사터인 것이다. 바위벽으로 뒷면이 막히고 서쪽의 낮은 언덕이 바람을 막아주는 반면 동남쪽이 훤히 트여 추야강과 평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한 곳이다.

윗부분이 살짝 둥글게 된 수직 평면 위에 10개 가량의 사람과 동물들이 깊게 새겨져 있다. 이 그림은 대부분 녹갈색 짜개바위(片巖) 위에 그려져 있어 마치 판화로 찍어내듯이 그림이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오랜 비비람에 시달린 바위는 여기 저기 갈라진 틈이 있는데 이 틈들이 마치 전체 그림을 주제별로 나누어 주듯 나누어져 있다.

한 가운데 맨 위에 있는 가장 커다란 그림에는 해가 뜨는 곳을 향해 줄지어 가는 6명의 거대한 사람을 그리고, 사람들의 머리 위에는 거대한 짐승이 한 마리 그려져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우선 왼쪽 위에 창을 든 사람이 하나 있고 그 오른 쪽에 괴상하게 생긴 큰 짐승이 아래 있는 사람들을 향해 슬금슬금 다가가면 입을 벌리고 있다. 괴수 뒤에는 10마리가 넘는 짐승들이 아주 작게 그려져 있다.괴수 아래는 아주 큰 사람(약 55㎝)이 서 있고 그 옆으로 작게 그린 사람이 5명 더 있는데 오른쪽에 한 사람 왼쪽에 4사람이 서 있다. 으뜸이 되는 사람을 비롯하여 모두 프랑스 나폴레옹이 쓴 모자 같은 머리에 꼬리가 달렸는데 무언가 동작을 취하고 있는데 분명한 목적은 알 수가 없다. 사람들 주변에는 많은 사슴들을 아주 작게 그려 장식했다.

이 그림 아래 이어지는 바위는 크게 갈라지면서 4개로 나뉘어 졌다. 그림 위 부분은 뚜렷하고 깨끗한데 아래쪽은 바위 겉이 벗겨지고 깨져나가 남아 있는 그림이 많지 않다. 넷으로 나누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이하우, 「제단ㆍ제의 자아소의 바위그림」『2005년 한국암각화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문집』)

ㄱ. 사람이 고삐를 끌고 가는 무늬 박힌 소, 짐과 사람을 태운 소와 9명의 사람이 있다. 9명은 소형 마차를 혼자서 글고 가는 사람, 소를 끌고 가는 사람, 서 있는 사람, 창을 들고 있는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공간에는 큰사슴, 산양, 늑대와 같은 야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부분 위로 이어지는 바위에도 서있거나 동물을 몰고 가는 4명의 사람이 그려져 있다(그림 2).

ㄴ. 꽤 크게 그려진 사람을 창으로 찌르려는 사람이 2명 있으며, 몽둥이를 들고 있는 사람, 올가미 달린 막대를 들고 가는 사람, 길 위를 걷고 있는 6마리의 산양과 큰 소 마리가 있다. 그 가운데 한 마리의 몽에는 둥근 무늬가 그려져 있다.

ㄷ. 성기를 노출한 채 누운 사람과 그 옆에 서 있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말 2마리가 있는데 이 말은 길게 하늘로 솟은 꼬리의 끝이 해처럼 별 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주위에 햇무리(太陽輪) 같은 뿔을 가진 산양과 개, 사슴, 산양들이 그려져 있다.

ㄹ. 대부분 바위 껍질이 벗겨져 나가고, 남아 있는 부분에 산양 4마리가 보인다.

이 그림은 좁은 공간에 빽빽하고 무질서하게 그려 넣은 것 같지만 전체적으로 아주 균형이 잡힌 그림이다.

그림 22) 중앙 제단 아래 줄

* 바위그림 ⑤

중앙 그림을 보고나면 길이 왼쪽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아주 재미있는 그림이 나타난다. 그림에 무사인지 혹은 샤먼인지 모르지만 3~4명이 동쪽을 보지 않고 서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머리에 둥그런 장식을 하고, 꼬리를 달고 있으며, 지팡이를 들고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아래는 사슴과 황소를 합친 동물을 그려 그 위에 사람이 타고 있는데, 이 동물도 샤먼들과 같이 서쪽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 바위그림 ⑤-1 이 그림 위로 올라서면 바로 중앙 화면의 위가 되는데 그 위에도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거기도 조금 더 가면 내려가는 길이 있고 아주 작고 잘록한 골짜기가 나온다. 이 골짜기에는 추야도로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는 작은 길이 있는데 바로 길 가에 아주 깊이 새긴 그림이 있는데 어떤 형상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추야도로 쪽으로 내려가는 길 옆에도 작은 그림들이 곳곳에 그려져 있다.

〈그림 23)〉 바위그림 ⑤
〈그림 24)〉 바위그림 ⑤
〈그림 25)〉 바위그림 ⑤-1

여기까지 조사를 하고 다시 되짚어 오면서 빠진 그림들을 조사했다. 주로 사진을 찍고 비디오로 기록했다. 나는 슬라이드와 비디오를, 동생은 디지털 사진을 담당했고, 원철이는 기록과 GPS 측정을 담당했다. 화동이는 여러 가지 촬영장비를 신속하게 준비하는 조교 노릇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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