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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 전의 바위그림의 전시장 '깔박-따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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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 전의 바위그림의 전시장 '깔박-따쉬'

서길수 교수의 '알타이 답사기' 〈13〉

***3000년 역사의 바위그림 전시장 '깔박-따쉬'**

점심 식사를 한 뒤 바로 식당 앞에 있는 바위그림을 몇 개 보았다. 산에 보이는 바위에 바위그림이 많이 있다고 한다. 1시 20분 출발하여 10분만에 오늘의 목적지인 깔박-따쉬(Kalbak-Tash, 723km, 해발 844m, N50°24'051" E86°49'093")에 도착했다. 깔박-따쉬는 알타이말로 깔박은 평원을, 따쉬는 바위, 돌을 뜻한다고 하니 '평평한 바위' 정도로 옮기는 것이 좋겠다. 알타이의 땅이름에는 '따쉬(바위)', '봄(절벽)'같은 말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도에는 이곳이 '얄박따쉬'로 되어 있는데 꾸라레프 교수가 '지도가 잘못 되어 있다'고 한다. 적어도 알타이에서는 지도보다 꾸바레프 교수의 말이 우선이다.

도착하자마자 추야 강가에 자리를 잡고 야영 준비를 했다. 이곳 야영지는 바로 옆에 있는 바위그림 때문에 꾸바레프 교수는 수도 없이 살았던 곳이라 아주 익숙하게 자리를 잡는다. 너무나 더워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4시까지 휴식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한가하게 휴식을 취하고 플루스닌 교수는 차에 싣고 온 산악자전거를 꺼내 타는 여유를 보인다. 아, 이것이 즐기면서 일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 2주일이 아니고 장기간 발굴을 하려면 이런 휴식을 취하면서 거기서 나오는 끈기로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시가 다 되어 이번 탐사의 첫 작업이 시작되었다. 바위그림이 있는 곳은 바로 추야강가 야영장에서 도로만 건너면 맞닥뜨리는 나지막한 바위산에서부터 시작된다.

***깔박따쉬 바위그림 작업장**

* 바위그림 ① : 뚜르크 시대의 룬문자(해발 828m, N50°24'053", E86°49'051")

우리가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뚜르크 시대의 바위그림이다. 입구의 나지막한 바위에 송곳으로 그어서 그린 것 같은 그림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 버릴 정도다. 그림은 주로 사슴들을 그렸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멧돼지로 보인다. 여기서 가장 놀라운 것은 바로 그림 옆에 새겨진 뚜르크 문자다. 위아래로 길쭉하게 생긴 캔버스에 오른쪽에 그림을 그리고 왼쪽에는 위에서 아래로 50자 안팎의 '룬문자'가 새겨져 있다. 말로만 듣던 뚜르크 문자를 직접 대하는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그림에 대한 설명이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바라는 바를 새겼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학자들이 그림의 제목이라고 했다는데 제목으로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타이에는 상당히 많은 룬문자 기록이 남아 있다. 쿠유스에서 카툰강 건너편에 있는 카르반강 하구에 그려진 바위그림에도 룬문자가 새겨져 있고, 돌로 만든 돌사람이나 땅에 묻는 화로에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그림 12) 뚜르끄 시대 바위그림
그림 13) 뚜르크 룬문자

그림 14) 바위그림 ②* 바위그림 ② : 알타이의 여자 샤먼 (해발 844m, N50°24'051" E86°49'093")

입구를 지나면 일반적으로 바위산의 서쪽 기슭을 통해서 올라가는데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이 청동기 시대 샤먼을 새긴 그림이다. 이런 여자 샤먼 그림은 좀처럼 보기 힘든 편인데 이곳에는 무려 10점이 넘는 샤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알타이에서 우따간(Utagan)ㆍ우바칸(Ubakhan)이라고 부르는 여자 샤먼이 굿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손을 양쪽으로 벌리고 손가락을 폈으며, 가슴에 헝겊을 내려뜨리는 장식을 하고, 나래 부분에도 헝겊 술을 수직으로 가지런히 내려뜨린 모습을 그리고 있다. 샤먼 그림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높이 25㎝, 너비 12㎝ 정도의 평면도형이다. 여자 샤먼 그림은 3가지 꼴로 나눌 수 있다(송화섭, 「러시아 알타이지역의 샤머니즘과 암각화」『2005년 한국암각화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문집』).

ㄱ꼴 : 윗몸이 좁고 아래가 넓은 옷을 입었다. 아랫배 부분에는 거꾸로 된 세모꼴을 새겨 여자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으며, 좌우 겨드랑이 아래 깃털 꼴의 빗금을 그려 넣었다. 두 손은 위로 올리고 손가락을 펼치고 있는데, 머리를 마름모꼴로 하고 가슴은 네모꼴무늬로 표현한 샤먼도 있다. 가장 널리 나타나는 샤먼의 모습이다
.

(그림 가1~3)

ㄴ꼴 : 굿할 때 입는 옷을 입었는데, 머리에서 선을 아래로 새겨 내려오게 했으며, 좌우로 마주보며 4단의 가로줄을 그었다. 그 아래는 헝겊 술을 위아래로 늘어트린 모습이다. 두 손은 위쪽으로 치켜들고 펼치면 굿옷이 넓게 펼쳐져 마치 새가 날개를 펴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샤먼의 모자에는 독수리 깃털을 꽂아 하늘로 나르는 새의 모습으로 그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샤먼이 입은 굿옷만 펼쳐놓은 듯한 그림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그림 나1~2)

ㄷ꼴 : ㄱ꼴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윗몸 안에 V자꼴을 5겹으로 나타내 신령한 형상을 강조하였는데, ㄱ꼴에서도 가슴에 4겹의 거꾸로 된 세모꼴을 그렸다. 이 그림은 앞가슴에 네모꼴이나 헝겊 술을 장식하지 않고 거꾸로 된 세모꼴을 장식하였다는 것이 다르다.

(그림 다1)

그림 15) 가-1
그림 16) 가-2 샤먼
그림 17) 가-3 샤먼

그림 18) 나-1
그림 19) 나-2 샤먼
그림 20) 다-1 샤먼

샤먼 그림에서 도로가 있는 벼랑쪽으로 가면 아주 잘 새긴 사슴그림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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