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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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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명리학 <231>

음양오행의 기원(起源)에 대해 (3)

옛 사람들은 해가 짧아지면 추워지고 그 반대는 따뜻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이 세상의 모든 온기와 열기는 태양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는 인류의 발전과정에서 얻어낸 대단한 통찰이었다.

그러자 해 길이가 기온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도 인지하게 되었다. 해가 가장 짧을 때(冬至)까지 추워지는 것이 아니고 좀 더 날이 거듭되어도 기온은 더 추워진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아울러 해가 가장 길 때가 아니라 그 이후에 더위가 더 기승을 부린다는 사실도 인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왜 이런 것일까?

오늘날에도 왜 그런가를 물어보면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약간의 과학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이유는 복사열(輻射熱)에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계실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태양으로부터 오는 열은 지표면에 도착하자마자 효과를 발휘하기보다는 정확하게 한 달 정도 지나야 땅이 데워지면서 땅으로부터 다시 열이 반사되는데 이를 복사열이라 한다. 나날의 기온이란 바로 복사열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우리는 땅위에 붙어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해는 6월 20일 경의 하지(夏至)에 가서 가장 길지만 지표면의 온도는 그 이후로도 계속 올라가서 더위는 7월 20일 무렵인 대서(大暑)에 가서 절정에 달한다. 이처럼 해는 12월 20일 무렵의 동지(冬至)가 가장 짧지만 온도는 더 내려가서 1월 20일 무렵의 대한(大寒)이 가장 춥다.

태양의 길이와 기온은 이렇게 한 달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인데 옛 사람들은 이런 이치를 이해하지 못했다. 오운육기(五運六氣) 역시 일종의 기상학이고 사람의 건강 역시 기후와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에 오운육기는 한의학에서 일정 부분 비중을 지니고 있지만, 태양의 복사열을 알지 못했던 그 시절이라 이론적 구성에 있어 결함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운육기에서 육기(六氣)란 땅의 기운으로서 풍(風), 화(火). 서(暑), 습(濕), 조(燥), 한(寒)의 여섯 가지를 말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여섯 가지 상태는 결국 열과 수분(水分)의 대사(代謝)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우리에게 큰 비중을 갖는 열은 그 원천이 태양열이고 수분, 즉 물은 지구가 지닌 대기의 산소와 수소가 결합해서 생겨난 것이다.

육기 중에서 열기가 많은 상태를 화(火)라 하는 것이고, 열이 적으면 한(寒)이 된다. 열도 많고 공기 중에 수분도 많으면 무더위를 일컫는 서(暑)가 되고 수분이 적으면 조(燥)가 된다.

또 문자 그대로 수분이 충분한 상태가 습(濕)이 되는 것이고, 풍(風)은 공기의 밀도와 온도 변화에 따라 생기는 공기의 활발한 움직임인 것이다.

육기 중에서는 특히 풍(風)이 재미있는 개념이다. 풍이란 바람이 이는 계절이란 뜻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바람이란 공기의 밀도와 대기 중의 온도차에 따라 일어나는 공기의 흐름이다.

북반구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바람이 이는 시기는 양력 2월 중순의 우수(雨水)가 지나면 동지로부터 열을 흡수한 땅이 서서히 열을 방사하면서 공기의 흐름이 민활해지고 그로서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이것이 봄바람이다. 또 정확하게 6개월이 지나 8월 중순의 더위가 멎는다는 처서(處暑)부터 서늘한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이 모두 육기(六氣)에서 말하는'풍(風)'이다.

오운육기란 결국 옛 사람들이 태양열이 지구에 도착해도 땅이 데워져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 즉 열(熱)이란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지나야만 복사열이 방사되는 현상이라는 것, 그리고 햇빛이 줄어들어도 땅은 여전히 뜨거워서 한 달 정도가 지나야만 식기 시작한다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그 이론적 구성이 현학적이고 복잡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더러 책을 보면 오운육기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설명을 시도하고 있는데, 필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오운육기란 것을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구상의 열과 습도의 순환,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에 대한 과학적 상식이면 얼마든지 이해 가능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지구상의 대기 현상과 우리 몸의 생리 변화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양력 12월 자(子)월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월은 해가 가장 짧은 동지(冬至)가 있어 빛은 가장 적지만, 가장 춥지는 않다. 아직은 땅이 충분히 식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장 추운 달은 양력 1월인 축(丑)월이 된다. 땅이 완전 식었기에 추위가 가장 심하고, 동시에 대기 중의 수분이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어 얼어붙어 있기에 가장 춥고 건조한 기간이 양력 1월이다.

이 기간에는 폐(肺)기능을 상하기 쉬운데 이는 폐가 다소 습한 공기 상태를 선호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이 기간에는 기관지 점막에 손상이 와서 기관지염과 그로 인한 목감기가 성행한다. 1월에 태어난 사람도 폐 기능이 약하기 쉽다.

그리고 2월 인(寅)월이 되면 해가 더 길어지고 동지로부터 받은 태양열로 인해 땅이 서서히 데워지기 시작한다. 땅이 데워져서 복사열이 방출되며 수분도 함께 방출된다. 그러면 높은 대기 상에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낮은 곳의 약간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 사이에 열과 수분의 대류가 일어난다. 이것이 바람이다. 육기(六氣)에서 말하는 풍(風)인 것이다.

이 때부터 우리 몸은 간 기능이 활발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겨우내 잠들었던 온 몸의 근육과 기능들을 다시 일깨우기 시작한다. 간 기능이 약한 사람은 이 계절이 되면 쉽게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른바 춘곤증이다.

3월, 묘(卯)월이 되면 춘분이 있어 낮이 밤보다 길어지면서 천지가 밝아진다. 우리 몸에서는 담즙 분비가 원활해지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된다. 이제 겨울이 끝난 것이지만 여전히 곳에 따라 추위가 있고 기후가 변덕스럽다. 봄 감기를 조심해야 할 때인 것이다.

이 기간에는 변덕스런 기후로 인해 대장이 냉해져서 설사를 하거나 대변이 원활하지 않기 쉽다. 이 계절에 태어난 사람 역시 그렇다.

4월, 진(辰)월은 땅으로부터 대기 속으로 활발하게 수분이 증발하기에 아지랑이가 많다. 아련한 봄날인 것이다. 이제 땅도 차지 않고 수분 역시 충분하기에 곡물을 파종하기에 좋은 기간이다. 공기도 온화하고 촉촉해서 음양이 가장 좋은 조화(調和)를 이룬 상태이니 가장 좋은 계절인 것이다.

이 시기에 태어난 여자는 임신이 잘 되니 다산(多産)형이 되는 것이다. 진정으로 4월은 생식의 계절이니 곡물을 파종하고 동물들도 짝을 짓는 섹스의 계절인 것이다. 그런 마음의 상태를 우리는 춘심(春心)이 동한다고 한다. 사춘기인 것이다.

5월, 사(巳)월은 여름으로 접어드는 계절이며 대기 속에 열과 수분이 많아져서 서울의 경우 스모그가 빈발한다. 이 기간은 우리가 가장 활발하게 영양을 섭취하는 때이기도 하다. 소장(小腸) 기능이 극에 달하는 때인 것이다.

이 때 영양 흡수가 좋지 못하면 여름을 나면서 마르게 되고 수척해져서 보약을 찾게 된다.

6월, 오(午)월이 되면 해가 가장 길어지니 천지가 너무 밝아서 우리 몸의 음(陰)적인 성분이 허해지기 쉽다. 특히 신장(腎臟) 기능이 약해져서 지구력이 떨어지고 모든 일에 스트레스가 많은 계절이다.

7월, 미(未)월에는 복사열이 최고조에 달하기에 땅속은 말라붙고 공기는 무더워서 가장 짜증나는 계절이다. 육기에서 말하는 서(暑)의 계절이다. 몸은 지치고 방광이 피곤해져서 병이 나기 쉬우며 이 때 태어난 사람은 신장이 약해서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된다.

8월, 신(申)월이 되며 중순에 처서(處暑)가 있어 더위가 멈추니 우리 몸이 휴식을 얻기 시작한다. 낮에는 덥지만 밤에는 서늘해지니 자면서 휴식을 얻는 것이다. 서서히 공기가 서늘해지니 폐 기능도 살아나면서 여름내 상한 기능들을 되찾게 된다.

9월, 유(酉)월이 되면 추분이 있어 밤이 길어지고 동시에 공기가 차지면서 수분이 땅속으로 스며드니 건조해지기 시작한다. 육기의 조(燥)가 되는 것이다. 이 기간은 담즙 분비가 떨어지면서 그로 인한 병이 생기기 쉽고 대장이 약한 사람은 몸의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못해서 몸이 붓게 된다.

10월, 술(戌)월이 되면 밤이 더욱 길어지고 공기는 더욱 차지니 정신적인 면에서는 대단히 충실한 기간이다. 철학의 계절이라 여기 저기 학술 대회가 많이 열리고, 보통 사람도 공연히 감상적으로 변하며 인생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개똥철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이 때부터 증세가 심해지며, 이 계절에 태어난 여자는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

11월, 해(亥)월에는 겨울의 시작이며 공기는 차고 건조해지기 시작한다. 천식 환자는 호흡이 가빠지며 식욕도 다소 떨어진다. 이 계절에 난 사람은 마르기 쉽고 저혈압 증세가 많다.

지금까지 얘기한 것이 자연의 순환이며 아울러 인체 생리의 순환이다. 음양오행, 그리고 오운육기란 모두 자연의 순환에 대한 설명이며 깊숙이 궁리하면 세상만사와 그 변화가 이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과학문명을 만들어낸 서구(西歐)는 그 성과에 도취되어 인간의 삶이 자연이 순환하는 규율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알림〉**

제13기 음양오행과 명리학 기초강좌를 시작합니다. 4월 8일 토요일에 첫 강좌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4시간씩 양재역 근처의 강의실에서 열게 됩니다. 물론 휴식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 1회씩 3개월간 진행됩니다. 따라서 전체 강좌 시간은 52시간이 됩니다.

음양오행과 명리학이란 결국 삶과 세상의 변화를 또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고 내다보고자 하는 노력이자 학문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02-534-7250 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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