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하고 내가 받으니
"형님, 오늘 베트남 사람 있어요?"
"응. 있다 열 시에 전화해."
"알았습니다."
맨날 아저씨 소리만 듣다가
형님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다.
원래 형님 소리를 잘하는 건 베트남이 아니라 방글라데시다.
내 고향 청주에 사는 방글라데시는
한국말을 너무 잘해서 징그러울 정도이지만
그 덕에 한국 여자와 결혼해서 애 낳고 잘 산다.
근데 얘가 서울에 올라갈 때도 전화하고
내려갈 때도 전화한다.
왜?
바빠서 못 들린다고!
"형님, 별고 없으시죠?"
"그럼."
"꼭 한번 찾아뵈려고 했는데, 짬이 안 나네요."
"안 보면 어때? 전화하면 됐지."
"언제 쐬주나 한 잔 해요."
"그래."
벌써 7년째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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