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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이면서 신자유주의가 가능한가?"

노 대통령의 인터넷 대화에 대한 평가 '분분'

23일 오후에 2시간 넘게 진행된 '노무현 대통령과 국민의 인터넷 대화'는 포털사이트 다음·네이트·야후·파란·엠파스 등 국내 5개 포털 사이트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다음'이 제안하고, 청와대가 다른 포털들에 제의해 성사됐다.

이날 행사 말미에 노무현 대통령이 "나중에 다시 하자"고 제안할 만큼 정부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 대한 언론매체와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좌파 신자유주의' 발언에 이런저런 반응**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이 이끄는 현 정부를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로 규정한 데 대해 누리꾼들과 각계의 논란이 이어졌다.

이날 노 대통령의 인터넷 대화에 관한 〈프레시안〉의 기사에 'seomn'이란 아이디로 댓글을 단 누리꾼은 "좌파이면서 신자유주의가 가능한가?"라고 되묻고 "좌파 신자유주의란 맛없는 진미, 새하얀 적토마와 같이 형용모순이며, 개념 없는 좌우구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억지로 만든 말이다. 좋게 말하면 실용주의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때그때 바뀌는 상황논리"(민주당 김효석 정책위의장), "현 정부의 정책적 혼란을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가렸을 뿐"(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 "전 세계 어디에도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말이 없다. 말장난일 뿐"(뉴레프트 단체 '좋은 정책 포럼' 관계자), "좌회전 신호를 넣고 우회전하고, 우회전 신호를 넣고 좌회전하는 얼치기 좌파의 모습을 극명하게 드러낸 말"(뉴라이트 전국연합 관계자)이라는 등으로 여지없이 평가절하 하는 논평들이 쏟아져 나왔다.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노 대통령의 발언이 이런 식으로 파장을 일으켜가자 청와대 관계자는 "좌파정책이든 신자유주의 정책이든 필요한 것은 모두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일종의 조크"라고 그 의미를 축소시키는 태도를 보였고,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오영식 의원도 "이념ㆍ논쟁을 지양하고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각종 문제에 대해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자는 대 국민 제안"이라는 식으로 파장 최소화에 전전긍긍했다.

***역대 온라인 중계 토론회 중 최다 접속**

포털사이트 다음은 "이날 행사 중계의 총 접속자 수는 다음에서만 약 13만 명으로 집계돼, 다음이 주최한 역대 토론회 행사의 최대 10배에 달했다"며 이날 행사가 성황리에 마감됐다고 자평했다.

다음은 "관련 페이지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질문은 약 4200건, 온라인 생중계가 진행되는 동안 미디어다음의 생중계 창에 달린 댓글은 1만7000여 건, 23일 하루동안 토론회 페이지의 열람횟수는 100만여 건이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과의 대화 동영상 전송을 맡았던 씨디네트웍스 측은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대통령의 대화를 본 사람 숫자(순간동시 접속자)가 가장 많았을 때 약 2만5000명 정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온라인으로 중계된 기왕의 토론회 중 최대수치다.

***"초라한 숫자", "포털 활용에 우려" 등의 지적도**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 대한 언론매체들의 평가는 곱지만은 않았다.

〈조선닷컴〉은 24일 '대통령 대화 동시시청자 2만5000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네티즌들은 정치 혹은 대통령을 외면했다"며 "순간동시 접속자 2만5000명은 5개 포털이 사이트 입구부터 여기저기 방에 며칠씩 배너를 걸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초라한 숫자"라고 혹평했다.

〈조선닷컴〉은 "지난 1월 25일 지상파 방송 3사가 중계한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은 당시 시청자 수가 가장 많았던 순간에 전국 성인 2580만 명 가운데 91만3000명이었다"며 "단순히 비교하면 TV 브라운관은 인터넷 모니터에 비해 약 20배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았다"고 지적했다.

또 〈미디어오늘〉은 이날 이 행사에 대해 "형식은 '신선', 포털활용은 '우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미디어오늘〉은 "인터넷을 통한 대통령과 국민의 대화는 정보화 시대라는 사회변화를 그대로 반영하는 새로운 형식"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의 말을 빌어 "대통령이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철학과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인터넷이라 해도 대통령 1인의 설명을 듣고 일방적인 형태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인터넷 공간을 활용한 일방적인 정부정책 선전이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의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이 기사에서 〈미디어오늘〉은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이준희 사무처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늘 행사는 청와대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소통을 넓히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포털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이라며 "주류언론과 포털을 우대하는 참여정부의 개념 없음을 보여준 행사"라는 비판적 견해를 전했다.

***"인터넷 통해 새로운 대화 시작" vs "인터넷 토론이 아닌 인터넷 방송"**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ID '물안개'는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최초로 '국민과의 인터넷 대화'를 실시하고 계시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모습, 자랑스럽고 힘이 난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또 ID '양혜원' 역시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는 장"이라며 "앞으로 이런 문화의 발전을 위해 비판과 질문을 가려 합시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ID "TifqWifrQyfaEbx" 는 "제목을 바꿔야겠네, '노대통령 국민낚기 대회'"라며 혹평했고, ID '아웃사이더' 역시 "이게 무슨 인터넷 대화예요? 쌍방향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생각을 말하는 거잖아요"라는 의견을 달았다.

그런가 하면 ID 'yYpEVz'도 "이게 뭔가? 인터넷 토론인가? 아니면 인터넷 방송인가?"라는 의견을 달아 누리꾼들과의 토론보다 노무현 대통령의 설명 위주로 행사가 진행된 데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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