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에도 OK… '실내 테니스장'이 있기에?

집중호우도 파업도 못말린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 사랑'

'황제 테니스' 논란을 빚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처럼 '부적절한 시기'에 테니스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22일자 〈한겨레〉가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2004년 7월17일 오후 남산 실내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쳤는데, 당시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방재당국에 비상이 걸려 있던 시기였다는 것이다.

당시 기록을 찾아보면 11일부터 계속된 중부지역 집중호우로 17일까지 총 강수량이 300mm에 달했다.

전국적으로는 5명이 사망했고 서울 중랑천에서도 초등학생이 불어난 물에 실종되는가 하면, 이날 아침까지 상암지하차도, 올림픽대로 일부 구간 등이 침수돼 교통이 통제돼 있었다. 이날만도 50mm 이상의 비가 예상됐고, 밤 10시에는 마포구 노고산동의 축대가 붕괴돼 6가구 주민 15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상청에 확인 결과 17일 강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오후 2시 호우주의보가 해제됐으며 이명박 시장은 오후 4시 넘어 테니스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울시민들이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고 공무원들은 추가 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때 이 시장은 실내에서 테니스를 즐겼던 셈이다.

〈한겨레〉는 또 이 시장이 같은 해 11월 14일에도 테니스를 즐겼다고 보도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노조가 15일 파업을 앞두고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던 날, 이 시장은 테니스를 친 것이다.

이 시장은 당시 성명을 발표해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방황하고, 수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은 채 낙담해 있는 시점에 신분, 정년, 연금이 보장된 공직자가 단체행동권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국민은 물론 공무원들로부터도 이해나 동조를 받을 수 없다"며 전공노의 파업을 강하게 비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