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美 대사 사망 사건 불씨된 '동영상', 본편 없는 유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美 대사 사망 사건 불씨된 '동영상', 본편 없는 유령?

영화 진위 여부놓고 갖가지 의혹 제기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이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의 목숨을 앗아가는 불씨가 됐다. 이 영상은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마호메트)를 동성애자, 아동학대자, 살인자로 묘사해 논란이 되고 있는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 의 14분짜리 예고편이다.

그런데 이 영화가 실제 존재하는 영화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영화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샘 바실'의 신상부터 영화의 완성본조차 없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AP>,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샘 바실의 신상과 영화의 진위 여부에 대해 잇따라 보도했다.

영화감독 '샘 바실'은 누구?

우선 이 영화의 감독으로 알려진 샘 바실의 신원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는 샘 바실로 추정되는 사람과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에서 그는 스스로를 이스라엘의 유대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개발업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가디언>이 캘리포니아 부동산 협회를 통해 확인한 결과, 그런 사람이 없고 그 사람 명의로 된 부동산 자격증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영화의 `자문역'을 맡은 반(反)이슬람 활동가인 스티브 클레인의 주장을 실었다. 그는 `샘 바실'이 가명이고 유대교인이나 이스라엘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LA의 이스라엘 영사관에서도 그의 행적을 찾을 수 없었다. 영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그가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표시가 어디에도 없다"며 "이집트의 소수 기독교인 콥트교인"이라고 말했다.

샘 바실이 이집트 콥트 기독교인이라는 의혹이 발생하면서 영화 제작에 도움을 준 나쿨라 배슬리 나쿨라라는 콥트 기독교인이 샘 바실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AP>와 인터뷰에서 나쿨라는 자신이 영화 제작 자본을 제공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샘 바실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AP>가 법원 서류를 확인한 결과 나쿨라는 `바실'(Bacile)과 발음이 유사한 `바실리'(Bacily)란 가명을 사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나쿨라의 운전면허증에 기재된 미들네임 `바셀리'(Basseley)도 `바실'과 발음이 비슷했고 바실의 휴대전화가 등록된 주소도 나쿨라의 거주지 인근으로 나타났다. 나쿨라가 샘 바실이라는 정황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영화 완성본을 본 사람이 없다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 은 예고편만으로도 수많은 무슬림들의 분노를 샀다. 그런데 논란이 되는 이 영화의 완성본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선 할리우드에서 샘 바실을 안다거나 <무슬림의 순진함>을 관람한 사람이 없다. 할리우드 에이전시 회사, 제작사, 섭외 관계자 어느 누구도 이 영화나 감독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영화의 자문역할을 한 스티븐 클레인은 영화가 여름 내내 할리우드의 그로맨 차이니즈 시어터에서 100야드 정도 떨어진 곳에서 상영됐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근처의 극장주인 누구도 그런 영화가 상영된 기록이 없다고 말했다. 클레인 역시 정확히 어떤 극장에서 상영됐었는지 밝히지 않았다.

영화 홍보를 맡은 담당자도 영화의 완성본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2일(현지시간) 영화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테리 존스에게 전화로 영화 개봉 철회를 요청했다. 그런데 존스는 뎀프시 합참의장에게 확답을 줄 수가 없었다. 그도 아직 영화의 완성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는 고대의 삶을 조망하는 <사막의 전사들>?

영화 완성본의 존재 여부가 베일에 싸여 있는 가운데 원래 이 영화가 <사막의 전사들>(Desert Warrior)이라고 소개됐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영화에 출연한 한 여배우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자신을 비롯한 배우들이 캐스팅 될 때 고대의 삶을 그리는 영화로 소개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배우는 "유튜브에 올라온 예고편을 보니 우리가 찍었던 것과는 달랐다"며 "심지어 무하마드라는 캐릭터는 우리와 원래 같이 촬영한 캐릭터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와서 보니 내가 속은 것이다. 화나고 슬프다"고 말했다.

실제로 헐리우드의 어느 제작사 기록에도 <무슬림의 순진함>은 없었다. 하지만 2009년에 <사막의 전사들>이라는 영화 기록이 있고, 이 기록에 '샘 바시엘'이라는, 샘 바실과 유사한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유투브는 문제가 되는 <무슬림의 순진함> 예고편을 삭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 현 상황을 고려해 이집트와 리비아에서 해당 예고편 영상에 대해 일시적으로 접근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